최룡해, 당·정 모두 장악 ‘2인자’…리만건 조직지도부장 관측

경제·사회 입력 2019-04-12 09:49:45 수정 2019-04-12 09:59:51 김성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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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룡해 신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가운데)/사진=서울경제DB

최룡해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신설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오르는 동시에 21년 만에 교체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도 차지했다.

북한 ‘빨치산 혈통’의 대표 인물인 최룡해는 지난 2017년 노동당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이후 노동당 간부·당원을 포함해 전 주민에 대한 장악·통제와 인사권을 가진 당 조직지도부장을 맡아왔다.

그는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관할하는 핵심 국정기구인 국무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최룡해가 이번에 맡은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그동안 북한 직제상 없던 자리다. 기존 국무위원회 편제에서는 최룡해와 박봉주 전 내각총리가 함께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이 헌법을 ‘수정보충’하면서 새로 만든 자리로 보인다. 최룡해가 노동당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김 위원장의 2인자 자리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최룡해의 몫이 됐다. 올해 91세의 김영남 전 상임위원장은 지난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은 지 2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국가를 대표하며 외교사절의 신임장을 접수해 왔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절대적인 권한을 쥐고 있음에도 의례적인 국가수반 역할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수행했다.

북한은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외교적 권한을 축소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대외적 지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연로한 김영남을 대신해 새로 임명된 최룡해가 ‘조정된 직위’에서 활발한 의회 외교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최룡해는 일제강점기 중국 동북항일연군에서 싸운 이름난 빨치산 지휘관이었던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로, 북한 내 빨치산 2세대의 명실상부한 대표 주자다.

다소 부침도 있었지만,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인민군 총정치국장, 노동당 부위원장 등 군과 당을 넘나들며 승승장구해 왔다. 지난해에는 노동당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에 보선되는 등 다방면의 직함을 거느리고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상임위원회 위원장 직위는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 맡는게 관례”라며 “최룡해는 지위나 상징성 면에서 적임자”라고 말했다.

다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조직지도부장 자리를 내준 대신 상징적인 차원에 가까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실권 상의 변화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최룡해는 노동당의 최고의 결정기구인 상무위원회의 위원직을 유지하고 있어 당에 이어 권력기구까지 장악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룡해의 보직 이동이 확인됐기 때문에 전날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당 부위원장 및 부장으로 승진한 리만건은 최룡해의 후임으로 조직지도부장을 맡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만건은 2016∼2017년께 당 군수공업부장으로 핵·미사일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다 최룡해가 부장을 맡던 시기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이동, 당 부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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