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개도국 기후 ‘손실·피해 보상’ 합의…“기금 운영”

경제 입력 2024-01-11 08:00:00 정창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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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결정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요.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COP28)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1월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최종 결론된 것이 화석연료의 감축이라는 단어 대신에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었으며 저개발국들이 요구했던 손실과 보상도 어느 정도 타결됐다고 합니다.

오늘은 28차 당사국총회 이야기를 해볼 텐데요.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네. 안녕하세요.

 

[앵커]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으로 결정된 배경은 뭔가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2015년 파리협약부터 작년 27차 당사국총회까지 기후위기를 부르는 화석연료를 퇴출해야 한다는 논의는 계속되어 왔지만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중동산유국과 중국과 인도 등의 반대로 26차 당사국총회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합의했었고요.


27차 당사국총회에서도 결정을 하지 못하고 이번 회의로 미루어졌는데요. 이번에 당사국총회를 주최한 아랍에미레이트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초안에서 ‘단계적 퇴출’ 대신 ‘소비와 생산 감소’(reduce)로 물타기 된 문구를 넣었는데요.


그러나 많은 나라들이 협상이탈을 선언하자 폐막일을 하루 넘기면서 합의된 단어가 퇴출이나 감축이 아닌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 된 것이지요. 합의문에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가 넷제로(이산화탄소 순배출 0)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결정적인 10년 안에 에너지 체계에서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소 긍정적인 부분은 전환의 시기 등을 조금 더 구체화했다는 건데요. 막연하게 ‘2050년 이전 혹은 그즈음까지’로 썼던 것을 ‘결정적인 10년 안’으로 바꾼 거지요. 그러니까 1.5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 이전에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제시한 겁니다.

 

[앵커]

2022년 이집트에서 개최됐던 27차 당사국총회에서 가장 큰 이슈가 손실과 보상 문제였는데요.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어떻게 결론 났나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당사국총회 첫날 개막식에서 아흐마드 자비르 의장이 ‘손실과 피해 기금’ 운영 방안에 대한 결정문 채택을 선언했는데요.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만드는 문제가 심각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정말 의외로 결정문에 각국이 합의했지요.


원래 기금조성 초안이 5억 달러였는데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가 기금에 1억 달러, 독일 1억 달러, 이탈리아 1억 유로, 유럽연합(EU) 1억4,539만 달러, 영국 5,100만 달러, 미국 1,750만 달러, 일본 1,000만 달러 등을 기탁하여 7억 달러를 넘어선 겁니다.


손실과 피해 의제에 대해서는 유엔 재난위험저감국과 유엔 프로젝트 서비스국이 주최하기로 합의 했고요. 이를 통해 기후변화의 악영향에 특히 취약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 지원을 시작해 나가기로 했지요. 다만 저개발국의 손실과 피해기금으로는 너무 적다는 의견이 많았지요.

 

[앵커]

현재 인천에 본부를 두고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기금지원 약속도 있었다고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저개발국에 기금을 지원해주는 녹색기후기금에 대해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6개국이 신규 자금 지원을 약속했고요. 현재 31개국의 총 공약은 사상 최대인 128억 달러에 달하며, 추가적으로 기여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8개 공여국 정부는 현재까지 총 1억7,400만 달러 이상의 최빈개도국 기금 및 특별 기후변화 기금에 대한 새로운 약속을 발표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전환, 국가 기후 계획 및 적응 노력을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비용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지요.

 

[앵커]

이번 28차 당사국총회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는 나라에 한국이 뽑혔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먼저 세계 기후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AN)가 ‘기후 악당’들에게 수여하는 불명예스러운 상인 화석상을 한국이 받았는데요. 한국은 캐나다의 앨버타주와 노르웨이에 이어 세 번째 화석상을 받았지요.


한국은 말로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국제 기후변화 정책 분석 전문기관인 저먼워치 등이 발표한 주요국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평가에서 한국은 유럽연합(EU)을 포함한 64개국 가운데 61위를 기록했는데요.


기후변화대응지수는 각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 재생에너지 사용, 기후정책 등 4개 분야의 성과를 계량화한 것인데요. 이를 2005년부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90%에 책임이 있는 64개 나라의 지수를 산정해 순위를 발표해오고 있지요.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 우리나라보다 기후대응을 못하는 나라는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 세 나라뿐으로, 이 세 나라는 산유국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꼴찌라고 봐야 하지요. 그러니까 국제적인 기후분석기관이나 단체에서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거의 대응하지 않는 매우 불성실한 나라라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해서 먹고 사는 나라로,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불성실하다는 인식이 깊게 새겨질수록 국제사회에서 수출이나 경제협력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번 정부는 적극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이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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