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541건' 가짜 집값 의심…"시세조작 뿌리 뽑는다"

부동산 입력 2023-08-10 19:13:28 이지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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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거래 1,086건중 '541건' 의심사례 적발

신고가 허위 거래 후 최소→'실제 가격 상승'

등기 이전 없이도 실거래 신고 가능한 점 악용

1분기, 신고가 계약 후 6개월 뒤 해제 건수 44%↑

실거래가정보 등기 공개…'집값 상승 사전 차단'

[서울경제TV=이지영기자]
 

[앵커]

집값을 시세보다 높여 거래를 한 뒤 신고했다가, 나중에 취소하는 이른바 '집값 띄우기'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집값이 얼마나 어떻게 부풀려졌는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뭔지 등을 산업2부 이지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오늘 국토교통부가 시세조작 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죠.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먼저 짚어주시죠.


[기자]

네 국토부가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중 신고가 거래 신고를 하고 몇 달 뒤 취소하는 식의 의심 거래 1,086건을 대상으로 한 기획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총 541건의 법령 위반 의심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특히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인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거래된 적발 건수는 전체 적발 건 중 약 80%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어떤 수법들이 적발됐나요?


[기자]

유형을 살펴보면, 시세조종 목적으로 허위 계약을 신고한 뒤 취소한 법인과 법인 직원 간 거래와 공인중개사 개입 거래 등의 다양한 허위신고 의심 거래 유형이 확인됐습니다.


우선 법인과 법인직원 간 의심 거래입니다.


지난 2021년 12월 14일에 부산에서 법인이 분양물건을 법인 직원에게 신고가인 3억 4,000만 원에 팔았습니다.

그런데 이 법인과 법인 직원이 체결한 거래는 약 9개월 뒤인 2022년 9월 15일에 계약이 해제됐고, 법인이 계약금을 몰수하지 않고 모두 반환했습니다.


신고가 해제신고 전후 해당단지 실거래가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9월까지만 해도 해당 단지의 시세는 2억 8,000만 원에서 3억 2,000만 원 정도였는데, 시세 조작 행위가 이뤄진 후에는 지난 5월까지도 원래 시세보다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개입한 사례도 있었는데요.
 

매도인이 고가를 포함해 여러 차례 해제신고를 통해 실거래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뒤, 해제신고된 거래가격 수준으로 제3자에게 매도하는 방법으로 지방의 아파트단지 4곳에서 총 44건을 매수하고 총 41건을 매도했습니다.


이 거래에서 특정 중개사가 반복적으로 가담해, 매도인과 중개인과 공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이 사례도 마찬가지로 가격 띄우기 후 제3자에게 매도할 때는 매수 가격 대비 약 25%의 시세차익을 가져갔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이 두 사례는 위법 의심 사례들로, 국토부가 현재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 사례 외에도 부모와 자식 등 특수관계 간 자전거래, 외지인 거래 등이 상당수 적발됐습니다.


[앵커]

방금까지 말씀 주신 내용은 의심이 된 사례들이고, 실제로 위법이 드러나 과태료 등의 조치가 취해진 사례들도 있나요?


[기자]

네. 아파트 거래 등기부 자료와 거래 신고 자료 분석을 통해 총 317건의 과태료가 조치됐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84개로 가장 많았고, 부산이 38개, 대전이 16개, 서울이 14개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허위로 거래를 신고했거나, 계약 해제 후 해제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정상거래 후 등기신청만 하지 않은 경우가 포함됐습니다.

이중 허위 거래 신고는 총 10건으로 최대 3,0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앵커]

이같은 시세조작 행위가 시장에 가져다주는 가장 큰 문제점은 뭔가요?


[기자]

시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워지는 겁니다.


시세조작 행위가 성행해서 실제 시장 가격보다 높게 거래가 된 후 취소되면 잠재적 매도자는 종전 대비 호가를 인상하게 되고, 실제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실제 가치 대비 거품이 발생하는 건데,

시세조작 행위가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적절한 가격에 비해 거품 발생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간 집값을 올릴 목적으로 특정 아파트를 높은 가격에 허위로 계약한 뒤 실제로 오른 값에 거래가 이어지면, 돌연 계약을 취소하는 편법 거래가 이어져왔는데요.

등기 이전을 하지 않고 계약서만 쓴 상태에서 실거래가 신고를 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1월부터 지난달까지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수도권 아파트 거래 8만8,9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아파트 10채 중 4채가 아직 등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경기와 인천 지역은 이 비중이 30%대에 그쳤지만, 서울은 절반에 가까운 46%가 여전히 미등기 상태였습니다.

또 신고가로 계약했다가 6개월 후 해지한 비율이 올해 1분기에 44%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시세조작 행위를 제대로 뿌리뽑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조치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떤 대책을 내놨나요?


[기자]

국토부는 이번 조치 외에 허위신고나 해제 신고 미이행으로 인한 집값 교란 행위 근절을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허위신고와 허위거래취소신고에 대한 처벌 기준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인 부동산거래신고법 상의 벌칙규정 개정안은 지난 4월에 개정작업이 이뤄져 오는 10월 19일 시행을 앞두고 있고요.


지난달 말에는 불필요한 집값 상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에 등기 여부를 함께 공개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등기이전까지 완료해야 집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이 넘어가는 건데, 등기를 하지 않고 신고만 했다가 취소하는 사례가 많아져, 이같은 조치를 시행한 겁니다.

즉 진짜 거래가 됐다는 것을 확인해주기 위한 조친데,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이 가격에 이 매물이 거래돼서 소유권까지 넘어갔으니, 나중에 취소될 리는 없겠구나"하는 정보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또 국토부는 현재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AI를 활용한 부동산 이상거래 선별 고도화 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미등기 거래에 대해서는 기존엔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상습 위반 의심 건에 한해 국토부가 직접 조사해 경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이지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asy@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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