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보험대출… '대출절벽' 내몰린 노년층

금융 입력 2022-07-07 19:45:51 수정 2022-07-08 21:25:21 김미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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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미현기자] 

[앵커]

얼마 전 60세 이상 노년층에서 보험을 담보로 한 대출이 급증했다는 뉴스 많이 보셨을 텐데요. 노후대비 수단을 담보로 보험계약 해지라는 위험에 노출됐다는 건데, 어떤 상황 인지, 무슨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해 김미현 기자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일단 보험사의 60세 이상 대출 증가 규모는 어느 수준입니까?


[기자]


우선 지난해말 기준 60세 이상 노년층의 보험사 가계대출 규모는 11조1,625억원입니다. 1년 전보다 10% 늘어난 건데, 보험사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5.5%)의 2배에 달합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진데요. 올 1분기 60세 이상 보험사 가계대출은 11조4,988억원으로 3개월새 2.9% 늘었습니다. 전 연령층 증가율(1.1%)의 2배를 넘습니다.


문제는 최근 고령층의 보험사 대출증가율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9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동안 60대 이상의 보험사 신용대출은 매해 두자릿수씩 늘어 32.4% 증가했습니다. 반면 이 기간 전체 연령층은 4.1%가 오히려 줄었습니다.


[앵커]


보험사는 2금융권인데, 2금융권 금리는 높은 편이잖아요. 이렇게 노년층들이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는 사례가 늘어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생계형 대출이라고 불리는 보험약관대출 증가 영향이 큰데요. 보험약관대출은 내가 이때까지 낸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별도의 대출 심사가 없어 이용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또 보험을 해지할 때 돌려받는 돈인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규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생계비 등 급전이 필요한 노년층이 규제 강한 은행보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보험사로 옮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퇴직 이후 소득이 줄어드는 노년층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에서 돈 빌리기 더 어려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심지어는 신용점수가 같더라도 시중은행들은 60세 이상 노년층에 더 높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주요 시중은행들의 60세 이상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보다 최대 0.71%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이보다 신용평점이 낮을 경우 이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700~749점 구간에선 평균금리와 60세 이상 금리 격차가 최대 1.22%포인트까지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은행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싱크] 은행 관계자 


"돈을 빌려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이 사람이 매월 현금 흐름이 있느냐, 현금 흐름에 변동이 없을 만큼 직장이 안정적이냐 이런 것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60세 이상이면 보통 은퇴후라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거지 나이가 많다고 더 불합리하게 받는건 아닙니다."


 


[앵커]

60세 이상 노년층의 대출절벽이 심각한 상황이군요. 요즘 금리도 빠르게 올라가는데 연체가 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대출 원금과 이자를 연체할 경우에도 계속 보험료를 낸다면 해지환급금은 증가합니다.


하지만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보험료 미납사유로 보험계약은 해지됩니다. 이때 보험계약자가 해지환급금을 받지 않았다면 계약 해지 2년 이내 다시 계약 부활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험사 입장에선 사실상 담보가 있기 때문에 상환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리스크가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약관대출로 인한 원금과 이자가 해지환급금을 넘을 경우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보험계약이 예정보다 더 빠르게 해지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삼성화재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몇몇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60%에서 50%로 축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60세 이상 노년층의 대출증가는 보험사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만은 아닐 듯 한데요. 다른 2금융권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예. 다른 2금융권 상황도 비슷해 보입니다. 올해 들어 금리 상승 여파에 2금융권 가계 신용대출 규모가 감소했지만 60대 이상 대출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를 보면 보험사를 포함한 올 1분기 2금융권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51조56억원으로 작년말보다 3,643억원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60세 이상 노년층의 2금융권 신용대출액은 28조3,945억원으로 작년말 보다 1,532억원 증가했습니다.


 


[앵커]

요즘 물가 상승 등으로 앞으로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질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들은 더 짙어 질 것 같아 관련 대책이 필요할 듯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년층이 보험해지 위험에도 대출을 끌어다 쓴다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조사를 보면 빚을 갚기 위해 보험대출을 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노년층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보다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100세 시대란 말도 있듯이 평균 수명도 크게 늘어난 상황입니다. 실제 60세 이상 노년층이 현업에서 근무하는 사례는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과 노년층이 소액이라도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금융부 김미현기자였습니다. / kmh23@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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