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환경인증마크②] “30억 쏟아 잘 만들면 뭐 하나” 역차별당하는 국산 양변기

산업·IT 입력 2019-04-17 14:08:36 수정 2019-04-17 20:31:41 이아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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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한 아파트에 설치된 절수형 양변기./=서울경제TV DB

[앵커]

꼭 받아야 하는 인증 마크라면, 인증을 해 준 기관에서 그 마크가 붙은 제품의 우수성을 확실히 보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절수형 양변기 환경인증마크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리 친환경이라도 해도, 한 번 물을 내렸을 때 변기가 깨끗하게 내려가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어서 이아라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양변기를 만들어 팔기 위해서는 환경부 산하 환경산업기술연구원이 부여하는 환경인증마크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양변기 제조 업계에서 환경인증마크 확보에 들이는 비용만 연간 30억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큰 돈이지만, 장사를 위해선 반드시 이 비용을 들여 환경인증마크를 받아야 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 환경인증마크 부여에 중요한 판단 지표여야 할 ‘세척 성능’ 기준은 사실상 유명무실합니다.

환경인증마크를 달고 있는 양변기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제시한 세척 성능 통과 기준을 실험해봤습니다.


한 번에 완전히 세척되지 않아 물을 다시 내려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절수형 양변기’라는 이름을 붙여 한 번 물을 내리는 데 들어가는 물의 양을 6L 이하로 만들라고 해놓고, 정작 중요한 물이 잘 내려가는지에 대한 성능 기준은 있으나 마나 한 셈인 겁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러 번 물을 내려야 한다면 절수형 변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세척 성능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나오는 곳은 대부분 중국산 양변기 제품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환경인증 마크를 받은 업체는 47곳.
이 중 국산 업체 4곳을 제외한 대부분은 중국산 업체들입니다.
 

환경인증 마크의 세척 성능 기준이 유명무실해, 높은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중국산 변기에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좋은 제품 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노력이 들어가야 되는데 그게 막상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제품하고 동격의 취급을 받는다고 하면 참 맥빠지는 거죠.”


연간 30억원을 들여 환경인증 마크를 받는 국산 양변기업체들.

주무 부처인 환경부와 환경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잘못된 태도 탓에, 절수와 세척 성능 모두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품질 개선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이아라입니다. /ara@sedaily.com
 

[영상취재 이창훈, 강민우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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