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언제까지 오르기만?…기후변화로 보는 커피값

경제 입력 2023-10-11 18:51:21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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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커피 등 간식류 값도 급등하고 있는데요. 지속적인 기후변화에 더해 올해는 엘니뇨로 인해 물가가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오늘은 커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물가 장기화로 삶이 점점 팍팍해지는 기분이 드는데요. 간식류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올 여름에 전 세계적으로 이상폭염과 대홍수, 그리고 가뭄 등이 극심했었는데요. 기후변화의 영향에다가 엘니뇨가 강해지면서 발생하는 기후현상들이지요.

기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농식품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커피·초콜릿·설탕 등 ‘소프트(연성) 원자재’의 공급 부족이 심해질 전망입니다. 공급부족이 커지면 커질수록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로부스타 원두, 코코아, 설탕, 오렌지주스 선물 등이 모두 지난해에 비해 두 자릿수 퍼센트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8월의 지난해 대비 커피가격은 40% 올랐고 설탕도 33%, 코코아도 33%,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은 39%가 올랐습니다.

국제 농산물 거래 기업 ‘이디엔드에프만’(ED&F Man)의 리서치 책임자 코나 하크는 “식료품 가격 중 마지막까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커피와 설탕 그리고 달콤한 과자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커피와 간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소식이 될 것 같은데요. 원산지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인가요?


[반기성 센터장]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주로 쓰이는 저렴한 원두 품종 중 하나인 로부스타 가격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는데요.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비축량이 감소한 것과 맞물려, 세계 2위~3위를 다투는 로부스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에서 각각 생산량의 20%, 5%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콜릿의 원재료인 코코아콩의 작황도 매우 좋지 않은데요. 코코아콩의 최대 수출국인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가 작황이 좋지 않아 이번 시즌 코코아 가격은 이미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는데요.

가나 정부 산하의 ‘코코아 마케팅 컴퍼니’는 최대 코코아 재배 지역인 서아프리카의 악천후로 인해 다음 시즌에는 생산량의 최대 8%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오렌지 주스는 미국 최대 오렌지 생산지 플로리다주가 허리케인의 이달리아의 피해를 입어 공급이 크게 줄어들면서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은 5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기호식품인 커피, 초콜릿, 설탕, 오렌지 주스 등은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주요 식품이란 점에서 가격이 오르면 가계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요.


[앵커]

로이터 통신은 올해 커피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특히 엘니뇨나 라니냐 등의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이 동남아시아 지역인데 작년 겨울에는 라니냐로 인해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커피 수확량은 전해에 비해 30% 정도로 낮아졌는데 이것은 비가 많이 내리면서 커피나무 꽃이 다 일찍 떨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커피나무가 제대로 열매를 맺으려면 꽃이 피어 있어야 하는데 비로 인해 꽃이 일찍 지면서 커피 열매가 맺힐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참고로 적도 인근인 이 지역에서는 연말에 커피 꽃이 핍니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 강한 엘니뇨로 전향되면서 극심한 가뭄이 예상되어 생산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는 거지요. 그러다보니 동남아시아에서 수출하는 로브스터 커피 가격은 40% 이상 상승했습니다.

‘PLOS climate 저널’에 발표된 ‘기온 상승과 커피 생산량과의 연관성’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전 세계 커피 생산에 ‘지속적인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기후가 나빠지면서 커피 재배 지역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멀지 않은 미래에 ‘커피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지요.

그리고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남미의 브라질, 페루, 멕시코와 아프리카의 우간다와 에디오피아,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한 상위 12개 지역은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라 피해가 더 클것이라는 겁니다.


[앵커]

커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것에는 커피원두가격 상승만 아니라 설탕이나 우유가격 상승도 한 몫 한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기호식품 가격은 설탕 가격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 발표에 따르면 올해 8월 설탕 가격 지수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작년 8월보다 무려 36%가 올랐습니다. 설탕가격이 오르는 주요한 원인은 엘니뇨에 있는데요. 사탕수수를 많이 생산하는 인도와 태국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브라질에서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생산량이 줄어들었지요.

또 커피의 라떼 등에 사용되는 원유의 가격이 이달부터 올랐습니다. 서울우유는 10월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일부 제품 가격을 약 10% 올렸는데요.

편의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흰우유 200㎖ 제품 가격은 기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인상하고, 300㎖ 제품은 1650원에서 1800원으로 9.1% 오릅니다. 편의점 흰우유 1L 제품은 기존 3050원서 3200원으로 4.9%가 오르고, 1.8L 제품은 5550원서 6200원으로 11.7%가 오르지요.

가공유와 요거트 ‘비요뜨’ 가격도 인상되는데요. 가공유(300㎖)는 기존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가, 비요뜨는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가 오릅니다. 전문가들은 흰우유를 사용하는 품목들이 연쇄적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지는 ‘밀크플레이션’이 다가오고 있다고 하는데 대상품목은 커피, 아이스크림, 빵 등 품목이 다양하다고 말하는데요. 우리가 사마시게 될 커피 가격은 커피원두가격 상승에 설탕, 우유가격 상승이 더해지게 되면 조만간 오를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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