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물가 오르고, 생산 어렵고”…‘슈퍼 엘니뇨’ 온다

경제 입력 2023-06-14 20:16:4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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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동안의 라니냐가 끝나고 엘니뇨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많은 세계적인 기후예측기관들이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극심한 기후재난과 함께 경제적피해가 매우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슈퍼엘니뇨가 가져오는 경제적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올 여름에는 엘니뇨의 영향을 정말 받게 될까요?

 

[반기성 센터장]

원래 기상청은 엘니뇨가 6~8월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보다 한달 빠른 5월부터 발생할 것으로 바꿨고요. 

7월에서 9월 사이에는 1.8도 정도 높은 강한 엘니뇨로 그리고 9월 이후에는 해수온도가 2도 이상 높은 슈퍼엘니뇨로 발달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는데요.

해외의 엘니뇨예측기관도 비슷한 전망을 내 놓았습니다. 
미국해양대기청은 엘니뇨가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오고 있다며 ‘엘니뇨 경보’를 발령하면서 엘니뇨 진입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진 5~7월에 나타날 확률을 62%, 이후 가을에 나타날 확률을 80~90%로 전망했고요.

 세계기상기구(WMO)와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 등 주요 기상 기구들이 발표한 올해 기상전망에서 6월 이후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니까 올 여름 전 세계는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앵커]

올해 초까지 3년동안 라니냐현상을 보였는데 엘니뇨로 바뀐다고 하는데 엘니뇨나 라니냐는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반기성 센터장]

동태평양의 해수온도가 높은 현상을 엘니뇨라고 하는데요.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 따뜻한 바다 해류가 남미의 페루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흐르는데 어떤 해는 해류가 더 강해지면서 더 멀리 남쪽까지 흘러가 매우 따뜻해집니다. 

따뜻한 해류로 저기압이 만들어지면서 해안선에 많은 비가 내리는데요. 이로 인해 페루와 에콰도르의 해안 농사는 풍년이 듭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예수님의 탄생일 이후 풍년이 기쁨이 오기에 이 현상을 엘니뇨라고 불렀는데요.

엘니뇨는 아기예수를 뜻하는 말이지요.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섭씨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면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봅니다.

엘니뇨가 발생하게 되면 동남아, 인도, 호주, 아프리카 등의 지역은 심한 가뭄이 오고 남미서해안, 중미, 미서해안 지역으로는홍수등의 재난이 많이 발생합니다.

가뭄이나 홍수로 인해 식량생산이 줄어들고 어획량도 감소하며 광물자원 채집량도 줄어들면서 전 세계 경제에 많은 피해를 줍니다.

 

[앵커]

역사적으로 엘니뇨는 자주 발생하나요? 

 

[반기성 센터장]

1951년부터 2022년까지 72년동안 엘니뇨는 23회 발생했고 라니냐는 16회 발생했는데요. 

가장 최근의 엘니뇨는 2018년과 2019년에 약하게 발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4~6년에 한번 엘니뇨가 발생했는데 최근에 들어와서는 주기가 짧아지면서 2-3년에 한번씩 엘니뇨가 찾아오고 있지요. 문제는 올해 슈퍼엘니뇨가 예상된다는 건데요. 

슈퍼엘니뇨는 동태평양해수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지금까지 ‘슈퍼엘니뇨’ 현상이 나타났던 시기는 1950년대 이후 1982~1983년, 1997~1998년, 2015~2016년 3번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슈퍼엘니뇨가 나타났던 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재난과 경제적피해가 발생하곤 했지요.

 

[앵커]

슈퍼엘니뇨가 발생하게 되면 당장 가뭄이나 홍수, 슈퍼허리케인 등의 재난이 더욱 극심하게 발생하면서 경제적인 피해가 커질텐데요. 문제는 이런 경제적영향이 몇 년 정도 지속된다는 것 아닌가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저스틴 맨킨 미국 다트머스대 지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올해 5월 19일에 엘니뇨가 발생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 조달러의 소득 손실이 초래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는데요.

태평양 수온이 오르며 홍수와 가뭄 등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엘니뇨가 종료된 뒤에도 영향이 수년간 이어지며 5,000조∼7,000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는 것이지요.

맨킨 교수의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제시돼온 손실규모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올해 역대급 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과 겹쳐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연구보고서에서는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으로 재앙적 홍수와 가뭄, 어획량 급감 등을 초래한다고 밝히면서 이들 연구팀은 1982∼1983년과 1997∼1998년 슈퍼엘니뇨 이후 국제 경제활동을 추적해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했다고 해요. 

그 결과, 5년 이상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끈질긴 흔적’이 발견됐으며, 극빈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에 최소 4조1,000억달러와 최대 5조7,0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지요.

엘니뇨에 따른 영향은 나라별로 편차가 컸는데, 미국은 엘니뇨 5년 뒤인 1988년과 2003년에 각각 국내총생산(GDP)이 약 3% 줄어들었으며, 페루와 인도네시아 등 열대 태평양 연안국은 2003년에 GDP가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해요.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엘니뇨가 더 잦아지고 세력도 강해지면서 21세기 전체에 걸친 경제적 손실이 8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도 전망했는데요. 세계기상기구나 IPCC등도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더 강력한 엘니뇨가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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