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행정심판위원회, "친구끼리 채팅방 험담·욕설은 학교폭력 안돼…원주교육지원청 처분 뒤집혀"

전국 입력 2022-08-18 09:20:53 수정 2022-08-18 11:15:26 강원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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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원주교육지원청.

[원주=강원순 기자]같은 반 친구끼리 채팅방에서 다른 친구를 욕하고 험담 했다는 이유로 강원원주교육지원청(이하 원주지원청)이 당해 학생에게 상호 서면사과 처분을 내린 사건에서 강원도교육행정심판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이를 취소하라는 재결 판단이 나왔다.

18일, 위원회 등에 따르면 
2021. 3.경 S여자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A양(청구인)은 같은 학교 같은 반에 재학하고 있는 B양(피해학생 주장)의 컴퓨터로 페이스북에 로그인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아 계속 B양의 컴퓨터에 로그인이 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B양은 A양과 친구 C가 대화를 나눈 채팅방에서 자신의 부모를 비방하는 대화 및 관련 게시물을 보게 돼 이를 학교폭력으로 접수했고 원주교육청은 학교폭력이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서로 서면으로 사과하라는 처분을 내리자 A양측에서 지난 2월 22일 위원회에 행정심판청구를 했다.

그러나 B양은 A양이 
컴퓨터를 이용해 페이스북을 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아 자신이 A양과 C양과의 비밀대화를 보게 됐고, 이를 통해 부모를 비방하게 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A양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접속한 후 상시적으로 대화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해 비밀을 누설하고 이를 유포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접근권한을 넘은 침입행위에 해당한다며 A양의 청구를 받아 들였다.


또한 위원회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증거는 접근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수집된 위법한 것이므로, 이를 처분의 근거로 삼는 것은 오히려 A양의 사생활 비밀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A양은 B양에게 심리적인 폭력을 가하려 한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B양이 부정한 방법으로 접속해
A양의 사생활을 지속적으로 침해했으므로 원주교육청의 처분은 부당함이 명백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A양과 C양 사이에는 상호 신뢰가 있었기에 서로 B양 및 보호자를 비방하였다 해도 대화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발설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상호 신뢰관계 속에서 사적인 비밀대화까지 모두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한다면 실제로 공연성이 부인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고, 이는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B양에 대한 명예훼손·모욕적 발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B양이 이를 인식할 수 없어 어떠한 피해나 고통을 입을 가능성이 없었다면, 이를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 취지를 고려할 때 A양의 행동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결 이유를 명백히 했다.

한편 B양의 어머니는 A양과 친구의 대화를 험담으로 규정하고 이를 학교에 알려 정보보호법상 비밀 침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k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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