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경제성장·탄소중립’ 두 마리 토끼 잡는 EU

경제 입력 2022-04-05 20:40:18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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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내세우는 정책이 그린뉴딜입니다. 전 세계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가장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유럽연합이 올해에도 경제성장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약 424조 5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유럽연합의 동향과 함께 다른 국가들의 동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유럽연합의 정책을 보면, 상충 되는 도전과제를 쫓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요. 경제성장도 이루고 기후위기에도 대응하고 말입니다,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유럽연합은 코로나로 침체된 경제회복에 주력하면서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계획인데요.

올해 1월 유럽의회연구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두 목표인 경제성장과 기후 중립을 조화롭게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이 강해지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세계은행에 의하면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의 GDP가 279% 성장하는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은 54%가 증가했다고 해요.

그런데 유럽연합은 이 상관관계와 다른 흐름을 보였는데요. 같은 시기 유럽연합에서는 GDP가 146% 성장한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2% 감소했거든요. 그러니까 에너지 효율성 개선과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통해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감소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이들의 정책을 보면 작년보다 더욱 혁신적입니다.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을 분류하는 EU 녹색분류체계(Taxonomy)도 그 중 하나로 원자력발전이 택소노미에 들어가야 한다고 이들은 보고 있지요.

 

[앵커]

전 세계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진보적인 정책을 유럽연합이 펴고 있지 않습니까? 당장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국경세의 영향을 받게 되구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유럽연합은 작년에 발표한 ‘Fit for 55’ 패키지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이어나갈 예정인데요.

Fit for 55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고자 하는 EU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입니다.

이 패키지에는 유럽 탄소 배출권 거래제(EU-ETS),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지침, 자동차 탄소배출 규정, 탄소국경조정제(CBAM) 등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는 제도가 많지요. 특히 자동차 탄소배출 규정 개정과 탄소국경조정제(CBAM)는 우리나라 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럽연합은 2035년부터는 탄소 배출량이 제로인 무공해 신차만을 판매할 계획이구요, 작년에 발표됐던 탄소국경조정제도 강화됐습니다.

기존에 적용되었던 품목인 시멘트, 전기, 비료, 철강, 알루미늄에 더해 탄소 및 무역 집약도가 높은 수소, 유기화학물, 플라스틱(폴리머)가 추가 되었구요. 대상 배출가스도 직접 배출(Direct Emissions)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사용된 전기 등을 통한 간접적인 배출(Indirect Emissions)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또 탄소국경조정제도 내년부터 3년간 전환기간을 줬었는데 내년부터 후년까지 2년만 전환기간을 주고 2025년부터 바로 탄소국경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유럽연합은 공격적인 그린뉴딜에 나서고 있는데, 대부분의 나라들은 유럽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학부 연구팀은 지난 달 2일에 세계 경기부양 투자금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관련한 투자금 현황을 분석한 비평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에 기고했는데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세계 경기부양 투자금 1경 7,000조원 정도 가운데 1,200조원 정도만 그린뉴딜에 투자됐다는 겁니다. 이 비율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경기부양 투자금에서 그린뉴딜이 차지한 비중의 절반도 안 된다고 해요.

연구팀 분석 결과 전체 경기부양 투자금의 6%만이 전기차, 에너지효율 빌딩, 재생에너지 구축 등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되었는데 말도 안되는 것이 3%의 투자가 석탄산업 보조금 등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는 사업에 투자되었다는 겁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고 1.5℃ 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0∼2024년에 8400조 원 정도가 투자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투자금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9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앵커]

작년 10월 G20 로마정상회의에서 많은 나라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2030년까지 각국이 탄소저감을 약속한 NDC도 발표했는데 실제로 기후위기를 위한 투자는 하고 있지 않다는 거네요

 

[반기성 센터장]

연구팀은 브라질이 20% 이상, 멕시코가 10% 이상을 기후위기에 투자했으며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은 경기부양 투자금의 10% 이하를 탄소 배출 감축 분야에 투입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투자 규모는 이들 국가가 파리 기후목표와 관련해 공약했던 것과 어긋난다고 지적했구요.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등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과 유럽연합 두 나라는 코로나19 경기부양 투자금의 30% 이상을 그린뉴딜에 투입했다면서 이 두 나라를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그린뉴딜 예산은 33조 7000억 원 정도인데요. 지금은 어렵더라도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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