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周忌맞아 '다큐 시집'으로 다시 부름받은 '3의사' 백정기

전국 입력 2022-03-08 14:50:08 신홍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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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이 시인 '구파 백정기' 다큐 시집 펴내

백남이 시인의 '구파 백정기' 다큐 시집 표지.

[정읍=신홍관 기자] 윤봉길·이봉창 의사와 함께 효창공원에 안장된 전북 출신의 백정기 의사가 올해로 88주기를 맞아 한 시인에 의해 다시 부름을 받았다.


백정기 의사 후손인 백남이 시인은 최근 ‘구파 백정기’ 다큐시집을 냈다.


평생을 아나키스트로 항일 의열 항쟁의 선봉에서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해방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구파 백정기. 그의 일대기는 제한적 정보에 그나마 산재해 있어 이를 제대로 엮어 복원한 책이나 자료를 만날 수 없어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마당에 백남이 시인이 마지막 의거 ‘63정 사건’에 이르는 백정기 의사 일대기를 시구로 표현해냈다.


63정 사건은 비밀모임을 할 것이란 정보마저도 일본 상해영사관에서 철저히 기획되어 진행된 모략이었다. 결과적으로 유길 명 공사 암살 계획은 내부 밀정에 의해 독립군들이 무참히 농락된 실패한 거사로 남게 됐다.


백남이 작가는 10여 년 전 이런 내용의 백정기 의사 자료를 접했다. '백남이 다큐시집'이란 별칭이 붙여진 이 시집은 한 많은 일제강점기 불의에 굴하지 않고 아나키스트로서의 순수성과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로 삶을 불 살랐던 백정기 의사의 삶을 온전히 그려냈다.


백남이 시인은 “구파 백정기 의사의 존엄한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한 것은 비단 후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진정한 살신성인의 정신을 오롯이 실행한 위인으로, 깊은 경외심이 저절로 우러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국을 위해 수 많은 영령들이 쓰러져 간 그 시대의 일련의 사건들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적어도 효창공원에 모셔진 3의사 윤봉길, 이봉창과 함께 백정기 의사도 누구나 알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백정기는 홍구공원을 출입할 수 있는 입장권 도착이 늦어지면서 정해진 시각에 홍구공원에 당도할 수 없었다. 결국 백정기의 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홍구공원 거사는 백범 김구의 ‘임정’과 이회영·백정기 등이 결성한 ‘남화한청연’ 두 세력이 준비했다. 남화한청연 거사는 무위됐고, 그 결과 김구와 윤봉길은 역사에 남는 사건을 성공시켰다. 무위로 끝난 남화한청연과 구파 백정기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잊혀진 역사가 됐다. 백정기는 1934년 6월, 39세에 옥사했다.

백남이 시인. [사진=시인]

10여 년 전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 200만 건 자료 더미 속에서 기적적으로 300여 페이지의 문서를 찾아낸 KBS 객원연구원인 김광만 씨는 “이 자료가 처음 공개되자 근현대사 연구가, 아나키즘 연구가나 조금이라도 독립운동사에 관심 있는 학자들은 환호했다”면서 “하지만 한양대 사학과 박찬승 교수 외에 그 자료를 갖고 제대로 된 논문 하나 쓴 연구자가 없었다”며 한탄했다.


김 씨는 “다행히 이런 현실과 세월을 보다못해 의사의 가장 가까운 친족인 백남이 시인이 붓을 들어 백정기 의사를 다시 불러냈으니 그 심정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미뤄 짐작해 함께 먹먹할 뿐이다”라고 평했다.

시집은 1964년 3의사의 유골을 수습해 '독립운동가 3의사'로 추대해 효창공원에 안치한 시점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1부 ‘유랑의 끝 그리고 시작’에서 당시 국민장으로 고국 품에 안긴 장면을 묘사했다. 2부 북경으로 망명 3부 상해 풍경 4부 꿈을 쫒아서 1930~1931 5부 마지막 결전장 상해 6부 마지막 불꽃로 엮었다.
구파는 백남이 시인의 5촌 당숙으로 가까운 후손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백 시인 말로 지난한 표류를 잠식시켜 준 제주에 안착한 채 글을 쓰는 일로 소일하고 있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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