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세계 물류혁명 일으킬 북극항로

경제 입력 2020-10-27 19:14:14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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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북극권의 이상고온으로 인해 세계적인 기상재난이 발생했습니다. 북극권지역이 평년보다 5-10도 이상 높은 고온현상이 발생하면서 북극권의 시베리아 지역의 대형산불이 최악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의 최장의 장마기간과 강수량을 기록한것도 북극권의 고온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극권의 이상고온현상은 당연히 북극해의 빙하를 녹입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빨리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해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북극해의 가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북극권의 이상고온으로 빙하도 많이 녹았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네, 정말 심각합니다. “앞으로 15년 후에는 북극의 빙하가 다 녹아버립니다” 영국 남극자연환경연구소(BAS)가 2020년 8월  과학 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한 논문내용인데요. 

연구팀은 영국기상청 해들리 센터의 기후모델로 마지막 간빙기의 북극해 얼음 상태와 비교해 보니 강한 봄볕이 해빙 위에 ‘융해연못’(melt pond)을 많이 만들어 해빙을 녹이는데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을 밝혀내었습니다. 

영국 기상청 해들리 센터 모델은 해빙과 융해연못 등까지 고려해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최첨단 모델이지요. 이런 장기예측도 심각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올 여름에 엄청난 고온현상으로 많은 얼음이 녹았다는 겁니다. 

10월 중순 현재 북극권 얼음이 남아있는 양은 500만 제곱키로미터로 너무 많이 녹아 심각하다고 했던 작년 10월보다 무려 10%이상 더 녹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역사상 처음 일어나는 현상으로 지구에 정말 무서운 일이 생기고 있고 앞으로 생기겠구나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 경제적 가치가 커진다고 하는데 무슨 뜻입니까?


[반기성 센터장]

가장 큰 것이 북극해면 아래 묻혀있는 엄청난 자원이 가장 큰데요. 

오늘은 북극빙하가 녹으면서 생기는 북극항로의 경제적가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는 여름에 일부 북극권지역으로 항해하고 있는데 예상처럼 2035년경에 북극권 빙하가 다 녹는다면 세계물류혁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북극 항로가 개설되면 아시아에서 유럽까지의 운항거리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것보다 약 40%(8000㎞) 정도 짧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해운업계가 흥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 북극항로가 수에즈나 파나마 운하, 파이프라인, 항공운송 등의 물동 수요를 흡수하거나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1회 운송용량과 운송원가 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 철도(TSR) 등 철로를 통한 육상운송과도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물류비용이 대폭 절감되는 황금노선이 되는 것이지요. 


[앵커] 

그러면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지는 북극해의 항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겠네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북극전쟁이 벌어진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경제적가치가 너무나 큰 북극항로를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장래 세계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보니 제3차 세계대전은 핵전쟁이 아니라 북극의 영해다툼에서 온다는 예측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현재 해로를 확보하려는 각국의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미 북극에 국기를 꽃은 러시아와 북극의 자원에 대한 주도권을 선언한 노르웨이, 자국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캐나다와 덴마크, 여기에 미국은 캐나다와 공동전선을 펴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요. 특이한 것은 전 세계 에너지 영토를 가장 많이 확보한 중국도 북극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러시아나 캐나다, 노르웨이. 미국등이야 북극권지역에 영토를 가지고 있으니 당연한데 왜 중국까지 나서고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올해 9월에 홍콩대 미아 베넷 교수팀이 이끄는 연구팀은 해양 관련 저널인 ‘해양 정책’(Marine Policy)에서 북극을 관통하는 항로에 관한 가치를 발표했는데요. 

중국 연구팀은 “우리가 아는 한 중국은 세 개의 북극항로에 모두에 대한 공식적으로 탐험대를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며 자신을 ‘북극권 근접국가’라고 지칭하면서 적극적으로 북극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지요. 

중국은 2018년부터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연계해 북극권의 해상교통로를 ‘북극 실크로드’로 개척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극권 근접국가란 없다”면서 중국의 북극권 진출 의도를 차단하려 하는데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19년 5월 핀란드에서 열린 제17차 북극이사회 각료회의 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권에서의 “공격적인 행동”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북극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하는 북극이사회는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 8개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국과 인도, 한국, 싱가포르, 이탈리아, 일본 등은 옵서버 국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북극권항로가 개통될 경우 우리나라 부산은 아시아 허브기지로 매우 유망합니다.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앵커]

어쨌든 배가 북극을 지나다닐 정도로 얼음이 다 녹아야 가능한 일인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 시점에 북극항로 개통을 예상하기에 각국이 난리를 치는 것일까? 


[반기성 센터장]

지금까지 북극 횡단은 여름 한 철 잠깐 동안 쇄빙선을 이용해야만 가능한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빙하가 녹아내리면 얼마 가지 않아 북극해가 정상적인 항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각국은 보고 있있는데요.

기온 상승에 따른 북극 해빙 면적의 감소 속도가 굉장히 가파릅니다. 특히 1980년부터 2007년까지 여름철 북극의 해빙은 거의 40%가 줄어들었고, 해빙의 두께 역시 매우 얇아진 상태입니다. 

따라서 북극 바다를 가로지르는 선박여행도 지금으로부터 5~10년 안에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하는 기후학자도 있습니다. 

즉 현재의 기후변화로 볼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극적으로 줄어든다고 가정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의 지구온난화는 멈출 수 없다고 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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