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북극 얼음이 몰고온 최장 장마

전국 입력 2020-09-21 20:13:59 정훈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사진=서울경제TV]

[앵커]

올해는 최악의 기상재앙이 발생하는 해입니다. 최장의 장마에 역대급의 호우가 발생하더니 연이어 3개의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다른 나라도 기상재앙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북극권과 유럽의 역대급 폭염과 미국의 초강력 토네이도, 슈퍼허리케인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렇게 기상재앙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 북극 빙하가 많이 녹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극빙하가 녹으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최근 보도를 보면 지구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네. 지구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어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1994년부터 전 지구에서 사라진 얼음이 28조톤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학술지 ‘지구 빙권 논고’(journal of Cryosphere Discussions) 2020년 8월호에 발표되었는데요. 

영국 리즈대학 등의 공동 연구진이 1994년부터 남극과 북극지역만 아니라 그린란드나 안데스산맥, 로키산맥, 히말라야 산맥등의 얼음을 모두 포함해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1994년부터 2017년 사이, 불과 23년 동안 지구 전역에서 녹아내린 얼음의 양이 무려 28조t에 달하더라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많은 양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이지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연구팀은 이전 다른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밝혀내었는데 특히 극지방의 온도상승이 빨리 진행되었고 기온상승으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도 가세하면서 엄청난 얼음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연구진은 얼음이 녹게 되면 지구온난화가 더 증폭된다고 주장했는데 얼음이나 눈은 태양의 복사열을 우주로 반사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얼음이 녹으면 그 아래의 토양이나 바다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을 그대로 흡수하기에 더 심각한 지구온난화 현상이 발생하고 더 많은 얼음이 사라지는 결과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앵커]

물론 전 지구의 얼음이 사라지면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겠지만 당장 북극얼음이 녹는 것이 더 큰 영향을 준다구요?


[반기성 센터장] 

네, 우리나라의 경우 문제가 되는 곳이 바로 북극얼음인데요. 

“앞으로 15년 후에는 북극의 빙하가 다 녹아버립니다.” 영국 남극자연환경연구소(BAS)가 2020년 8월  과학 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한 논문내용인데요. 

그런데 말이지요. 북극빙하가 사라지면 최악의 기상재난이 발생하는데. 당장 올 여름의 최악의 장마도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한 기상재난이었지요. 그런데 기상이변은 똑 같은 형태로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올 여름에 긴 장마로 영향을 주었다면 겨울에는 혹한으로 봄에는 기록적인 미세먼지로 영향을 줄 수 있지요. 그리고 내년에는 역대급 폭염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상기후가 앞으로는 일상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을 기후학자들은 뉴노멀이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보통으로 이상기후가 일상화가 되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북극빙하가 많이 녹으면 내년에는 엄청난 폭염이 올수도 아니면 올해처럼 장마가 길어질수도 있다는 건가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북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중위도 지역에 비해 매우 기온이 낮은데 이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는 것이 제트기류입니다. 

제트기류는 북극지역의 기온과 그 남쪽지역의 기온차이가 클수록 강해지면서 원형에 가깝게 북극지역을 휘돌면서 북극의 한랭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인해 북극지역의 기온이 올라가면 중위도 지역과의 온도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집니다. 

제트기류의 바람은 온도차이가 크면 강하게 불고 온도차이가 작아지면 약하게 불기 때문이지요. 

제트기류는 약해지면 원형으로 북반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남쪽으로 길게 뱀처럼 내려와 사행을 하게 됩니다. 뱀처럼 사행을 하면서 내려온 한기들은 제트기류가 약해서 동쪽으로 잘 흘러가지 않고 한 곳에 오래 동안 차가운 공기나 뜨거운 공기가 머무르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발생하는 폭염이나 장마는 바로 이런 기압배치에 영향을 받는데요. 즉 이 이야기는 이렇게 오랫동안 공기가 머무르는 정체현상이 발생하면 폭염이나 장마의 기간이 길어지는 겁니다. 

우리나라 상공으로 찬 공기가 내려와 정체를 하면 올 여름처럼 장마가 길어지고, 반대로 따뜻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에 내려오면 폭염이 발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폭염이나 혹한, 장마등의 이상기후가 일어나면 오래 머무르는 이런 현상들이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고 있어 걱정인 것이지요. 


[앵커] 

북극의 고온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반기성 센터장]

지구에서 기온상승이 가장 빠른 곳이 바로 북극지역인데요. 북극이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더 빨리 상승하는 이유는 얼음 때문으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얼음이 녹으면 햇볕을 더 많이 흡수하면서 기온이 올라갑니다. 

이 이야기는 북극의 얼음은 흰색이니까 태양빛을 반사하는 알베도가 높아요. 그런데 얼음이 녹으면 북극해나 그린란드 등 바다나 육지가 드러나게 되고 특히 북극의 바닷물은 태양빛을 그대로 흡수해 기온은 더 많이 오르고 빙산은 더 빨리 녹게 되는 것이지요. 

원래 여름에는 북극기온이 그렇게 높아지지 않아요. 얼음을 녹이는데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인데 올해는 시베리아 대형산불과 이상고온으로 8만년에 한 번 나타날 이상고온이 발생한 것이지요. 

이렇게 얼음이 너무나 많이 녹아서 9월 15일 기준으로 북극의 남은 빙하면적은 460만 제곱키로미터로 역대 가장 많이 녹았고 작년 빙하면적의 85%밖에 남지 않았어요. 기후학자들은 이런 현상은 역사상 처음 일어나는 현상으로 지구에 정말 무서운 일이 생기고 있구나라고 말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재앙들이 더 자주 더많이 더 강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거지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당장 올해 우리나라의 긴 장마와 엄청난 호우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엄청나거든요 여기에다가 9호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이 우리나라에서 경도선을 따라 그대로 북진한 것은 처음 있는 정말 이례적인 현상이었고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까지 큰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된 것이지요. 

세계자연기금이 한국의 경우 앞으로 30년 동안 매년 약 12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며 앞으로는 지금까지 발생한 장마나 태풍 피해보다 3배 이상 많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이 때문이지요. 이산화탄소농도 상승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훈규 기자 산업2부

cargo29@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