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상전문가 채용하는 델타항공

경제 입력 2023-10-05 19:29:06 수정 2023-10-05 19:35:34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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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의 모든 항공사들은 정확한 항공기 운항을 위해 항공기상을 적극 활용한다고 합니다. 항공사 자체로 기상예보관을 채용하기도 하고, 기상회사나, 기상청, 미 항공우주국으로부터 제공받는 날씨를 활용하는데요.

오늘은 항공기와 날씨의 관계, 또 기상전문예보관을 채용해 성공한 델타항공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항공사들이 비용을 들여가면서 날씨 정보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요?


 [반기성 센터장]

“버뮤다 삼각해역에는 귀신이 산다.”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인데요. 과거 버뮤다 삼각해역 안으로 들어간 항공기나 배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요. 아무리 추적하고 탐색해도 원인을 알 수 없었는데요.

그런데 최근에 나온 유력한 이론 중 하나가 소규모돌풍(microburst) 때문에 실종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맑은 하늘에서 유유히 이동하던 항공기들이 바다에서 일어난 소규모 돌풍으로 인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져 바다 속으로 빠져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소규모난류 현상은 유독 ‘버뮤다 삼각해역’ 안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수많은 크고 작은 항공기 사고들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주요 항공사의 난류사고에 의한 연간 피해액은 1억5,0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는데요.

이 중 소규모돌풍은 이·착륙을 하는 항공기에 가장 위험한 기상현상이지요. 항공기에는 소규모돌풍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 안개나 구름, 바람, 태풍, 난류, 착빙, 화산재 등 무수히 많습니다.

따라서 항공기의 안전뿐 아니라 수익을 많이 올려야 하는 항공회사의 입장에서 날씨는 정복하고 이용해야하는 대상이지요.


[앵커]

그럼 날씨를 제공받는 항공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상정보는 어디에서 받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에는 날씨정보를 이용한 비행 노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의 모든 정보는 그래픽으로 처리돼 일반인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의 기장이 자신이 주로 비행하는 항공로를 화면에 표시해 주면, 그 길을 따라 항공기에 영향을 주는 결빙현상이나 난류, 번개 등의 위험한 기상요소가 그래픽으로 표출되지요. 비행종사자 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에게도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비행길을 제공해줍니다.

우리나라도 항공기상청에서도 항공예보철을 이용해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항공기상청은 세계공역예보센터(WAFC)로부터 수신한 자료를 기본으로 하여 1일 4회 항공예보철을 생산해 항공사들이 안전은 물론 비용절감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앵커]

항공기상청 등 국가기관에서 제공해주는 기상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요?


[반기성센터장]

예를 들어서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기상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들은 강풍, 황사, 태풍, 호우, 대설 등은 공항운영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항공기 운항조건의 필수 요소이며, 악기상으로 인한 항공기 지연 및 결항에 대한 대국민 불편해소와 정시운항률 향상을 위해 실시간 기상정보 활용을 시작했는데요.

주로 기상청, 항공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상특보 수신, 활용으로 항공기 운항에 도움을 주며 자연재난 피해를 줄이고 있습니다. 또한 기상특보를 활용하여 재난대응매뉴얼 개발 및 재난대응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항공업계는 일반적으로 전체 스케줄에서 2∼5%가량을 계획대로 운항하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그 중에서 날씨로 인한 미 운항이 80∼90%에 육박한다고 해요.

날씨가 곧 항공업계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이익을 줄이는 위험요소인 것이지요, 그래서 국내의 저비용항공사인 E사는 날씨를 비행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E항공은 실시간 기상정보를 이용한 항공기 운항시스템을 활용해 자체 운항에 이용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태풍이나 저시정으로 인한 운항취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날씨 운항시스템을 활용합니다.

선제적으로 스케줄 변경이나 우회 항로 비행 등을 통해 300여 편의 추가 운항을 기록하면서 동종 업계 대비 0.3∼0.9% 높은 운항률을 기록했습니다. 퍼센테지로 보면 작아 보이지만 비용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앵커]

그런데 이렇게 각 국가의 기상청이나 공기관에서 제공하는 기상정보 외에 직접 전문기상예보관을 활용하는 항공사는 없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전문기상예보관을 채용해서 경제적인 항공기 운항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요.

델타항공은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하루 4000편 이상의 항공기를 국내외 노선에서 운항하고 있는데요.

이 많은 항공기를 컨트롤 하는 곳은 운항고객센터(OCC)입니다. 무려 500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이곳은 사람으로 치면 ‘두뇌’에 해당하는 곳인데요. 항공기 운항 관리 및 통제는 기본이고, 기상 등에 따른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빠른 대응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강력한 천둥번개가 치거나 토네이도가 이동해 오거나 할 때 운항고객센터는 항공기가 지연되거나 결항되는 것에 빨리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델타항공 본사인 애틀란타에 위치한 운항고객센터의 대형 스크린에는 실시간 뉴스가 나오고, 날씨상황, 항공기들의 지연상황등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는데요.

비상상황이 발생해서 결항이나 지연이 결정되면 대체비행기뿐 아니라 연결편에 대한 대안을 빠르게 결정하는 등 운항계획을 전면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조종사의 스케쥴, 원격정비 부품확보등의 방안도 강구합니다.

그런데 델타항공 운항고객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항공기상학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는 건데요. 델타항공은 변수가 많은 기상 상태를 예측하고 분석하기 위해 전 세계 항공사들 중 유일하게 기상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항로상의 난류나 악기상만 아니라 화산재의 영향도 파악해야 하고 바람의 흐름 등 기상에 따른 연료 소모도 계산합니다.

그날 그날의 기상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항공기가 어느 항로로 어느 고도에서 운항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가를 분석하는 것도 전문기상학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델타항공의 전문기상학자는 자기들의 예보가 미국국가기상청예보보다 더 정확하고 분석적이라고 자랑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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