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한항공 합병'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의견 청취

산업·IT 입력 2022-05-26 17:37:46 장민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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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장민선 기자]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로부터 양사의 합병에 대한 입장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국내 LCC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의견서를 요청했고, 답변서를 받았다.


대한항공이 2021년 1월부터 EU와 사전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정식 신고서 제출 전 경쟁당국이 요청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시정 조치안을 협의하는 절차다. 대한항공은 국내 운수권 재배분과 외항사의 신규 진입 등의 시정 조치를 EU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재무 역량, 대형기 보유 여부, 장거리 노선 운항 역량, 합병 이후 시장 변화 의견 등을 물었다. 대한항공이 국내 LCC가 유럽노선에 취항할 경우 경쟁 제한성이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따라 EU 경쟁당국이 직접 LCC 취항 계획과 실현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중·단거리를 주로 운항하는 LCC이고, 에어프레미아는 신생 항공사라는 점을 고려해 향후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자금력과 능력이 되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두 항공사 모두 EU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승인되면 유럽 노선을 취항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두 항공사 모두 자금 상황이 좋지 않지만, 향후 유상증자와 여객 수요 회복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웨이항공은 파리와 로마, 에어프레미아는 독일과 런던 등의 유럽 노선 운항을 각각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와 로마는 상용 수요만큼 관광 수요도 많아서 LCC가 가장 선호하는 유럽 취항지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대형 항공기인 A330-300 3대를 도입하며 장거리 국제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A330-300은 동유럽까지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유럽 운항을 위해서는 더 멀리 비행할 수 있는 기종을 추가 도입해야 한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의 기업결합이 승인되면 대형기를 추가 도입할 방침이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항공사의 합병이 없었다면 파리, 로마, 런던 노선의 운수권은 50년을 기다려도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며 유럽 노선 운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서유럽까지 비행할 수 있는 보잉 787-9를 도입한 에어프레미아는 운항 준비만 마치면 취항이 가능한 상황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천~독일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했다. 에어프레미아가 독일 노선을 운항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독점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U뿐 아니라 미국과 호주 경쟁당국도 대한항공에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직접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현지를 방문해 기업결합 심사 관련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LCC뿐 아니라 유럽에서는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 미국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 호주에서는 콴타스와 젯스타 등의 외항사가 대한항공의 점유율이 높은 노선에 신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항공사로 꼽힌다.


다만 대한항공이 작년 초부터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1년 넘게 진행 중인 상황인데도 여전히 해외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시정조치를 합의하지 못한 점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EU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당시 LNG선 시장이 독점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한국조선해양 측에 요구했었다.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소 일부 매각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EU는 두 조선사의 합병을 불허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제시한 국내 LCC와 외항사의 시장 진입이라는 시정 조치에 대해서도 EU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대한항공이 EU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추가 방안을 제시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까지 해외로 나가 설득에 나섰다는 것은 대한항공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j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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