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터키 리라화 폭락 원인과 영향은

증권 입력 2018-08-13 19:52:00 수정 2018-08-13 19:53:49 김성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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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정부의 터키에 대한 무역 제재로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뉴욕증시는 물론 코스피까지 저조한 흐름을 보였는데요. 터키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올리는 미국의 제재가 계속될 경우 신흥국과 유럽의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플러스에서는 리라화 폭락의 원인은 무엇이고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금융증권부 김성훈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리라화 폭락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 랭크에 계속 오르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달러 대비 리라 환율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장중 한 때 22.7% 이상 치솟으며 1달러당 6.801 리라를 기록했습니다.
달러 대비 리라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리라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인데요, 연초와 비교하면 리라화 가치는 무려 69%나 하락한 상황입니다.

[앵커]
사태가 정말 심각한 것 같은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요?

[기자]
네 이번 리라화 가치 폭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이 원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은 2년 가까이 터키에 붙잡혀있는 미국인 선교사 앤드루 브런슨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간첩·테러 조직 지원 등 혐의로 2016년부터 터키에 잡혀있는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즉시 석방하라고 요구했지만 터키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관세 폭탄을 던진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미국의 터키에 대한 이번 제재가 비단 선교사 문제 때문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터키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영국에서 전직 이중간첩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와 대북 제재 불이행 등을 근거로 러시아에도 압박과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념이나 기조에 대해 비협조적인 국가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힘겨루기와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터키도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에 따르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반대에도 러시아 방공미사일 도입을 강행하고 있어 미국이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터키의 경제 위기가 신흥국과 유럽의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터키의 해외 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인데요.
터키의 해외 부채는 3월 말 기준 우리돈 527조1,038억원에 달하는데, 터키 연 국내총생산(GDP)의 53% 수준입니다.
특히 이 중 25%는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 부채로,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1년 내 터키가 조달해야 하는 자금만 우리 돈으로 247조 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은행감독기구(SSM)는 “터키 대출이 많은 스페인 BBVA,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프랑스 BNP파리바 등의 은행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터키가 채무불이행에 빠지면 터키에 돈을 빌려준 유럽 은행들의 재정도 나빠지면서 유럽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터키의 경우 외환 보유액도 IMF가 규정한 최소 안전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730억 달러에 불과하고, 물가는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러한 불안 요소들이 신흥국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이번 사태에 대해 터키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를 ‘경제 전쟁’으로 규정하고 “이는 민족과 나라를 위한 전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해 “베개 속에 금이나 달러화를 숨겨둔 사람들은 은행에서 리라화와 교환하라”며 리라화 폭락에 맞서 ‘터키판 금 모으기 운동’을 호소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터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탈퇴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터키 경제 위기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부진을 겪을 수는 있어도 터키 사태 자체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국내 은행의 터키에 대한 위험 노출 비중은 0.8%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는 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습니다.
KTB투자증권도“우리나라의 경우 대외 건전성, 경상수지 등이 신흥국 중 가장 양호한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인 자본유출의 위험이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미국과의 갈등으로 위기에 놓인 터키 경제와 국내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김성훈기자와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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