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만군도 국내 주식에 9조 넘게 투자

증권 입력 2017-02-16 17:46:00 수정 2017-02-16 18:42:19 양한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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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가 국내 주식에 9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자자 수는 3,000명이 넘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전체 외국인 중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문제는 이런 조세회피처 투자자들의 일부는 한국인이 외국 자본으로 둔갑한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것입니다. 양한나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작년말 기준 9조2,87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의 1.93%이자 조세회피처 중 국내 주식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것입니다. 2008년 케이만군도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3조6,753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150% 넘게 증가한 수치이기도 합니다. 투자자 수는 기관과 개인을 합쳐 3,305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외국인 투자자들의 7.6%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입니다.
조세회피처는 법인세·개인소득세 등에 대한 원천과세가 전혀 없거나 저율의 세금이 적용되는 등 세제상 특혜를 제공하는 국가나 지역을 말합니다. 케이만군도는 법인세·증여세·상속세 등을 면제해 줘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힙니다.
이어 또 다른 조세회피처이자 비밀계좌로 유명한 스위스에서도 국내 주식에 7조2,44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채권에 투자한 것까지 합하면 20조원이 훌쩍 넘습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거나 매우 낮은 세율을 부과해 페이퍼컴퍼니가 많은 홍콩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4조45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같은 조세회피처 투자자 중 일부는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검은 머리 외국인은 세금 회피, 증시 교란 등을 위해 외국인 투자가인 척 하는 한국인을 말합니다.
이처럼 검은 머리 외국인이 진짜 외국인 행세를 하며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거나 팔면 국내 투자자들은 꼼짝없이 속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케이만군도에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외국인 투자자인 것처럼 위장해 다시 자신의 회사에 투자하면 주가를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세회피처 투자자들이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양한나기자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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