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갈등의 한국사회, 세가지 프레임을 넘어라

경제·사회 입력 2015-08-14 17:29:09 김경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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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와 민주화를 압축적으로 동시에 성공한 한국은 그 신속한 외형적 성장만큼이나 수많은 내부적 갈등을 키워왔다. 실로 다양한 갈등들이 한국 사회를 좀먹는 중이다. 갑을 논쟁으로까지 번진 빈부 갈등, 여혐(女嫌·여성 혐오)·여혐혐(女嫌嫌·여성을 혐오하는 자를 혐오)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남녀 갈등, 취업난 등으로 촉발된 세대 갈등, 한국사회만의 독특한 문제로도 꼽히는 이념과 지역 갈등 등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배제, 무시, 물화-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의 저자는 이 같은 문제를 진단·해결하기 위해 '배제' '무시' '물화(物化)'라는 세 가지 시각을 제안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경제적 배제(분배의 불평등)'와 '문화적 무시(사회적 인정과 참여의 박탈)', '삶의 물화'다.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회적 갈등은 이 세 가지 문제로 범주화할 수 있으며 이 문제들이 바로 한국인의 '동등한 자유'의 실현을 막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세 가지 문제는 독자성을 가지며 사회 갈등을 만들어내는 한편 서로 중첩돼 그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즉, 빈곤(배제)은 무시를 낳고 무시는 빈곤을 낳는다. 일례로 '아줌마'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나이 든 여성에 대한 문화적 무시는 이들의 임금이나 직종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에 대한 문화적 평가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물질 만능주의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물화된 삶의 질서 또한 배제와 무시가 일어나는 사회적 배경에 머무르며 그 효과를 부정적으로 강화하곤 한다. 물화의 효과는 부유층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가난하고 무시당하는 사람에게는 가혹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쟁 위주의 입시 정책이 가져온 물화 효과가 '개천용'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저자는 현상 진단과 함께 민주주의의 발전과 사회적 연대라는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2015 우수출판콘텐츠'로 뽑혔다. 1만7,000원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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