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동심, 한국 그림책에 반하다

경제·사회 입력 2015-07-27 21:07:23 박성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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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신선한 아이디어 등이 더해진 국내 그림책이 해외의 출판 한류를 이끌고 있다. 유아 도서의 격전지로 알려진 프랑스에 수출되는가 하면, 외국책 비중이 1%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북미 시장에도 진입하고 있다.

27일 출판업계 등에 따르면 유아서적 전문 출판사인 애플비는 최근 프랑스의 대형출판사들과 잇따라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1901년 설립된 프랑스 최고의 교육 출판사 알뱅 미셸과 영유아들의 초점과 색상구분을 돕는 '모빌 초점책'세트(2권 구성)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전세계 랭킹 6위 출판사인 아셰트와는 '손도장 미술놀이', 에디클릭 출판사와는 '손놀이미술놀이' 1, 2권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현수 애플비 마케팅 팀장은 "프랑스는 문학과 출판, 특히 유아용 도서의 격전지라 애플비에겐 이번 프랑스 출판사와의 수출계약 의미가 남다르다"며 "국내에 토이북, 사운드북을 처음 발간하며 13년 동안 유아용 서적의 노하우를 쌓은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한국 도서의 위력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애플비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볼로냐 아동도서전을 통해 수출을 본격화 했다. 지금까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등 총 10개 이상의 국가에 자사 책을 수출했으며, 수출 금액은 50만 달러에 이른다. 애플비 관계자는 "단순한 유아 그림책의 한계를 넘어서 듣고, 만지고, 느끼며 배울 수 있는 애플비의 편집 철학 덕분에 수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과 완성도 높은 디자인 때문에 국내 유아도서가 해외에서 인기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색칠놀이' 책인 컬러링북 역시 출판 한류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컬러링북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된 '시간의 정원', '시간의 방(북라이프 펴냄)'의 경우 판권 계약이 체결된 국가 수는 19개국이며, 컬러링북 열풍의 진원지였던 프랑스도 포함돼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미국 랜덤하우스로부터 받은 선인세는 20여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북미 지역(미국, 캐나다)에 판권이 수출된 한국 도서들 중 역대 최고 금액으로, 지난 2009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선인세 7만500달러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간의 정원', '시간의 방'이 해외 수출된 이후 국내 컬러링북을 찾는 해외 출판사 수는 더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LOOK(안그라픽스 펴냄)'과 '나의 아름다운 고양이(이봄 펴냄)'가 북미 출판사와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Paper Doll Mmate(홍시 커뮤니케이션 펴냄)'은 브라질에 수출됐다.

북미, 유럽 등에 국내 책을 수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대니홍 에이전시의 홍대규 대표는 "국내 그림책의 경우 세계 최대 아동도서전인 볼로냐에서 상을 많이 받는 등 일러스트의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호응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중국 2위 아동 출판사인 '21세기 출판사'에 '살아남기 시리즈' 저작권을 수출하며 해외에 처음 진출한 교육출판전문기업인 미래엔의 아동 출판 브랜드 미래엔 아이세움은 총 발행종수 약 1,500종 중에서 70% 이상의 도서를 저작권 수출하고 있다. 살아남기, 실험왕, 보물찾기 시리즈 등의 학습만화는 미국, 일본 등 10여개국에 수출됐고, 총 4,800만부(국내 판매부수 포함) 이상이 판매되며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2001년 국내 첫 출간 이후 미국,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 8개국에 수출된 '살아남기 시리즈'는 최근 전세계 누적 판매 2,500만 부 돌파했다.

국내 그림책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좀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스토리 보강 등의 노력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는 "최고의 그림책에 주는 라가치상 수상작이 많아지는 등 그림으로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 있지만, 스토리의 질적 수준 측면에서는 개발의 여지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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