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의과대학 전남 유치' 대통령 약속에 '실체없는 후속조치'

전국 입력 2024-03-18 17:46:45 수정 2024-03-18 18:34:05 신홍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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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 민생토론회 나흘만에 언론불러 내용 설명

"의과대학 전남 유치" 적극성 불구 "어떤 로드맵으로 할지…"

기자들 "중앙부처와 협의없는 후속조치 설명 간담회 성급"

김영록 전남지사가 18일 의과대학 유치 등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홍관 기자]

[전남=신홍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때 제시된 국립의과대학 전남도 유치 문제를 두고 김영록 지사가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국립의대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하겠다. 그 방안으로 통합 국립의과대학 유치안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영록 지사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자리에서 미리 배포된 A4용지 2페이지 분량의 간단한 ‘민생토론회 주요 내용’의 자료를 들고 기자들 앞에 섰다. 해당 자료에는 ▲국립 의과대학 신설 ▲아우토반 초고속도로 건설 ▲강진~완도 고속도로 건설 가속화 등 10여개 사업이 넘게 제목과 간단한 내용으로 차례로 적시됐다.


이런 내용들은 나흘 전 윤 대통령이 전남도를 방문해 가진 민생토론회에서 김 지사가 건의한 것을 포함해 정부가 제시한 앞으로 추진을 약속한 사업들이다.


이날 기자들 앞에 선 김 지사는 이 가운데 국립 의과대학 신설 문제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며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날 "국립의과대학 유치를 위해 이번 기회 어떻게든 전남으로 의과대학을 유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시종일관 내세웠다.


아울러 “타 지역 민생토론회 땐 거론되지 않았던 의과대학 신설 문제에 대해 꼭 질문을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건의를 했다”며 도지사로서 절실했던 자신의 입장을 언론에 적극 표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답을 받았다”면서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 지사가 언론 앞에서 강조한 ‘전남 의과대학 유치’ 속뜻에는 단일 의과대학 보다는 통합의과대학 설립에 무게를 두는 듯했다.


그러면서 ‘목포대+순천대 통합 의과대학 설립’이란 표현으로 이를 구체화하기도 했다. 여기에 "각 부처는 내용도 잘 모를 것이다. 이런 내용을 듣고 깜짝 놀랐을 것"이란 말로 대통령의 특단 조치로 도민 숙원이 해결될 듯한 어조로 설명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김 지사는 설명이 끝난 후 ‘통합의과대학 설립을 전제로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것인가’란 기자 질문에 “‘전제’는 너무 강한 표현이다”라며 주저없이 자신이 밝힌 입장에서 후퇴했다. 


'통합의과대학 신설' 건의와 관련해 재차 기자들이 질문하자 김 지사는 또 "어떤 로드맵으로 할지 정부와 협의하겠다"면서도 "통합 방안을 양측 대학이 거부한다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오락가락했다.
 

특히 설명속 간간이 "모든 도민들 뜻에 부합할 수 없는 것"이란 말로 간담회 서두의 적극성은 없어지고 소극적 모드로 바뀌기도 했다.

이는 배포 자료 속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밝힌 ‘국립 의과대학 신설, 어느 대학에다 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음’으로 적시해 놓은 내용을 본 현장의 취재진들도 무색케 했다는 평이다.

30여 명의 취재진들 속에서는 "민생토론회 관련 후속조치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열어놓고, 후속 조치도 없었고, 소관 부처와 협의한 사실도 결정된 것도 없이 대통령 약속만 갖고 언론을 불러 밝힌 것은 너무 성급했다"면서 혀를 찼다. 또 "대통령 구두의 답을 놓고 진단은 했지만 전남도에 맞는 처방은 없었다"며 푸념하는 기자도 있었다.


전남도는 이날 간담회 끝난 직후 김영록 지사가 가진 민생토론회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 설명에 내해 알렸다.


자료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대통령께서 도청을 방문해 여러 현안을 직접 말씀하시며 추진하겠다고 약속하셨다”며 “앞으로 현안사업 추진에 있어 정부부처를 설득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도정 주요 현안사업에 대한 정부 관심을 이끌어낸 만큼 앞으로 속도감 있는 후속조치를 취해, 2025년 국고 예산 확보 등 가시적 성과를 만든다는 복안이라고 표현했다.


이밖에 한국판 아우토반인 영암~광주 초고속도로는 올 상반기 내 추진 중인 용역을 통해 최적의 노선을 마련하고, 이후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농축산업 융복합 지구 조성(무안·함평)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진행 중인 용역에 대응해 TF팀을 구성, 관련 기업 MOU 체결과 자문단 운영 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김 산업 육성을 위해 해수부와 함께 김 산업 진흥원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권역별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에도 힘써 유통체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고흥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서는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 민간발사장, 발사체 기술사업화센터, 복합안보우주센터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SOC 확충을 위해 광주~고흥 고속도로 국가계획 반영도 병행 건의해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 같은 우주산업 교육·체험시설이다.


2천억 원 규모의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K-디즈니 순천 조성사업은 문체부와 긴밀히 협력해 애니메이션 중심에서 문화콘텐츠 전 산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인력양성 전담기관 지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광양항 개발, 나주시 치수사업, 기획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문화도시 등 현안사업들도 관계 부처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차질없이 준비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현장 방문을 통해 관심을 가졌던 늘봄학교와 관련해서는 도-교육청-학교-학부모-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고, 대학-공기업-공공기관 등과 연계해 다양한 체험학습 공간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늘봄 체험공간 제공을 위해 전남도가 선제적으로 나서 도청 앞 광장에 아이스링크, 물놀이장, 체험모형 등을 설치해, 도청 유휴 공간을 도민들에게 열린 장소로 제공할 계획이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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