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말하는 ‘경마의 정석’…“내 스타일대로 자유롭게 즐겨요”

산업·IT 입력 2024-02-15 16:02:06 수정 2024-02-17 04:50:54 정창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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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를 즐기는 뛰뛰마마 MZ경마 서포터즈. [사진=한국마사회]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경마공원에 가본 사람은 안다. 확실히 중장년층이 눈에 많이 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살펴보면 20~30대도 제법 보인다. 화사하게 꾸미고 데이트 나온 커플이나, 어린아이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젊은 부부. 그리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몰두하고 있는 젊은 남성들. 

 

경마공원이라는 명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곳, 렛츠런파크 서울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들이다.

 

그들이 경마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각양각색. 어릴 적 챔프라는 영화에서 봤던 우박이가 실제 경주마 루나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말에 관심이 생겼거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를 통해 처음 경마를 접했지만 실제 경주의 박진감에 더 빠져버렸거나, 사람들이 경마에 대해 갖는 편견을 깨고 건전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계기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MZ 경마 서포터즈 뛰뛰마마를 만나 그들이 말하는 경마의 정석을 들어봤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를 즐기는 뛰뛰마마 MZ경마 서포터즈. [사진=한국마사회]


평일엔 박물관 학예연구사, 주말엔 경마팬

 

거의 매 주말마다 렛츠런파크 서울을 방문한다는 30대 여성 A씨. 경주마 루나를 통해 말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레 경마와 경주마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는 그의 최애 말은 대통령배에서 암말 최초로 우승한 라온퍼스트’.

 

그는 베팅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경주마들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없을 것 같아 베팅은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경주마의 면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니 제각각의 마생(馬生) 스토리가 너무나 매력적인데, 한국경마는 아직 성적만 있고 스토리는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일본의 경주마 캐릭터 터피(TURFY)처럼 스토리를 입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느낌대로 베팅해요” MZ계의 진짜 승부사

 

일본에 거주하면서 우마무스메의 현지 출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그대로 느꼈던 30대 남성 양형석씨. ‘오구리캡(OGURI CAP)’ 캐릭터를 가장 아낀다는 그는 경주 관전을 위해 방문했던 나고야 경마장에서 게임보다 훨씬 더 뜨거운 열기를 체감했고, 눈앞에서 달리는 경주마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고 한다.

 

일본역사, 검도, 게임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형석씨는 그때그때 끌리는 취미에 몰두해 전문가 수준으로 파고들곤 하는데, 요즘 가장 몰입하는 취미가 바로 경마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경마에도 해박해 뛰뛰마마의 단장을 맡아 이끌고 있지만, 승부를 던질 땐 느낌대로 베팅하고 그 결과에는 쿨하게 승복한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를 즐기는 뛰뛰마마 MZ경마 서포터즈. [사진=한국마사회]


평소엔 99, 관전할 때는 100

 

MZ들도 당연히 일을 한다. 사회인으로서 아무 때나 개성 넘치는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다. 99도씨의 온도로 성실하게 꾸려낸 주중, 경주가 시행되는 주말이 되면 임계점을 돌파해 박진감과 해방감을 느낀다는 20대 남성 이재연씨.

 

특히 내가 응원하던 말이 결승라인을 통과할 때 샤우팅 하며 응원에 몰두하다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경마공원 방문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말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어 쇼트트랙 그 이상의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다. 특히 코리아컵 등 대상(大賞)경주일에 방문하면 축제와 같은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강력추천하고 싶다고 한다.

 

편견을 깨부수는 쾌감 그 또한 경마의 매력

 

20대 남성 최현성씨는 뛰뛰마마 회원 중에서도 가장 열혈 경마 팬 중 한명이다. 그는 자신을 기록자라고 말한다. 팬들의 관심이 덜 쏠리는 일반경주 출전마도 정성들여 촬영하고 기록을 남긴다.

 

물론 베팅을 즐기는 날도 많다. 누가 기승하는지, 누가 훈련시켰는지, 전적 기록은 어떤지 등 여러 요소를 꼼꼼히 살펴보고 베팅한다. 100원부터 베팅이 가능한 만큼 경마=탕진이라는 편견을 깨고 소액으로 건전하게 즐기는 자신을 보고 경마에 입문한 지인들도 꽤 있다고 한다. 특히 커플인 친구들에게는 이색데이트 장소로 추천하면 대부분 만족하며 고마워한다고 한다.

 

느낌대로 베팅하는 경마, 베팅 안하는 경마, 경주마 스토리를 발굴하는 경마, 분석하고 공부하는 경마, 샤우팅 하는 경마. MZ들이 경마를 즐기는 방법은 참신하고 다양했다.

 

레저이자 취미로써의 경마 앞에 정석은 없다. 어쩌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틀렸다고 지적도 받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대로 자유롭게 즐기는 것이 바로 경마의 정석이 아닐까.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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