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이어 1688까지 韓상륙?…국내 제조업이 흔들린다

산업·IT 입력 2024-02-08 19:27:38 이혜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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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저가 제품을 내세운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거세집니다. B2C 플랫폼인 알리·테무가 입지를 넓혀가는 가운데, B2B 플랫폼 ‘1688’마저 국내 론칭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와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잔뜩 긴장시켰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2부 이혜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에 주변을 보면, 알리나 테무 앱을 이용해서 직구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그런가요?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직구한 구매액은 6조 원을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만년 1등이었던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1위 자리에 오른 건데요.


중국의 알리·테무 같은 B2C 플랫폼이 낮은 가격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빠르게 침투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중국의 경우 직구 거래액이 2022년 1조 4,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2,000억 원으로 1년 새 121% 증가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7.3% 줄어든 1.8조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도 위협이 될 것 같은데요. 알리 익스프레스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나요?


[기자]

지난해 8월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이커머스 앱 1위가 쿠팡, 2위 11번가, 3위 지마켓에 이어 알리가 4위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알리 앱의 국내 사용자 수 변화를 조사해 발표했는데요. 설문 결과, 알리 앱 사용자 수는 2023년 8월 551만 명으로 2020년과 비교하면 3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조사 이래 역대 최다입니다.


알리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오늘(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리처럼 국내 법인이 없는 해외 플랫폼 업체도 소비자의 민원을 해결할 국내 대리인을 의무 지정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일단 알리는 한국 온라인 쇼핑에서 입지를 더 넓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요.

어제(7일), 알리는 한국 판매자들에게 입점 시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정책을 앞세우며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습니다. 보통은 판매자들이 유통사에 판매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알리는 일단 판매자 유치를 위해 이를 면제하겠다는 겁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 네이버 등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상륙은 유통업체들에 압박이 되는데요, 최근엔 기업간 거래(B2B) 플랫폼인 1688닷컴까지 한국에 상륙한다는 소식이 있다죠?


[기자]

2월 안에 1688이 국내에 상륙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어제(7일) 알리바바 측에 직접 확인해 보았는데요. 아직은 1688을 한국에 론칭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선 그었습니다.


1688 플랫폼은 원래 중국 안에서 내수 시장 용도로 사용되던 서비스입니다. 중국어로 홈페이지가 이뤄져 있고, 중국 계좌가 있어야만 구매가 가능한데요. 그래서 국내 판매자들은 구매대행 또는 결제대행업체에 수수료를 내는 방식으로 다소 불편하게 해당 사이트를 이용해 왔습니다.


국내 판매자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1688을 사용했던 이유는 당연히 ‘낮은 가격’ 때문입니다.


김익성 동덕여자대 교수는 “대량 구매일 경우 거래자 입장에선 가격 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제조 인프라나 가격 면에서 중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한국과 다르게 최저임금이 도시마다 차이가 있는데요. 시급이 가장 높은 베이징시와 비교해도 중국은 2023년 기준 약 4,500원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입니다.



[앵커]

중국이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중국도 코로나19 이후로 경제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김주영 서강대학교 교수는 “중국도 내수 시장이 조금씩 어려워지면서 구매력이 높으면서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한국을 해외라고 생각지 않고 마치 하나의 섬처럼 거래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B2B 플랫폼까지 국내에 론칭될 경우 국내 중소 제조업체가 중국 공장과 파이를 나눠 먹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수익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만큼 온라인 B2B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중국 B2B 플랫폼 진출이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B2B가 대부분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 B2B 플랫폼이 빈자리를 파고들고 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거래를 가져가는 셈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확장은 유통업뿐 아니라 국내 중소 제조업에도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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