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집배원 '홀로노인 집 화재' 발견…기민한 대처로 화 면해

전국 입력 2024-01-23 09:51:50 수정 2024-01-23 11:40:47 신홍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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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중 자욱한 연기 목격…수면중 할아버지 대피 시킨 후 진화

차분히 불끈 후 다른 집 택배 마치고 재차 확인 '사후 관리까지'

우체국 집배원 최병훈 씨가 정읍 칠보면 동곡리 한 주택에 화재가 발생하자 성급히 불을 끄고 할아버지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우체국]

[전북=신홍관 기자] 택배 배달을 하던 우체국 집배원이 시골 홀로 사는 어르신 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기민한 대처로 막아낸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전북 정읍칠보우체국 집배원 최병훈(26) 씨는 지난달 말 칠보면 동곡리 한 주택에 택배를 배달하기 위해 도착한 순간 연기에 휩싸인 상황을 보고 우선 방안을 살폈다.


연기가 가득 찬 방안에는 웬일인지 수면중인 9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를 발견해 아찔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집안에 불이 번질 수도 있었던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때마침 천만다행으로 최 씨가 이를 발견한 것이다.


최 씨는 재빨리 수면중인 할아버지를 깨우고 나서 집 밖으로 대피시켰다.


집안에 연기가 자욱한 것을 보고 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집안 깊숙이 들어가 보니 연기가 나는 곳은 바로 화장실 휴지통. 휴지통속의 꺼지지 않은 담배 꽁초로 인해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는 순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만 했다.


최 씨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화장실의 불을 완전히 진화한 후, 할아버지와 함께 방문을 모두 열고 연기를 빼내며 철저히 환기시켰다. 


이제야 안심하고 밀린 택배 배달 업무를 위해 할아버지 집을 나선 최 씨. 하지만 그도 안심이 되지 않았던지 얼마 후에 다시 할아버지 집을 방문해 불이 완전히 진화됐는지, 집안의 연기는 다 빠져나갔는지 확인하는 철저함을 발휘했다.


이후 불이 크게 난 것은 아니고, 불이 꺼진 것도 확인했기 때문에 소방서에 따로 신고는 하지 않았다.
 

우체국 집배원 최병훈 씨가 화재가 발생한 칠보면 동곡리 주택의 불을 끈 후 정리를 하고 있다. [사진=우체국]

지난해 9월 입사해 5개월차 근무중인 최 씨는 “수년전 거주지에 화재가 나서 집배원이 발견해서 화재를 막은 적이 있다는 직장내 가르침이 있어서 불이 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사람의 기민한 대처로 생명도 구하고, 주택이 불에 탈 수도 있는 상황을 막은 사실에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다.


최 씨는 이에 “할 일을 했을 뿐이고, 다른 사람도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으면 집안에 들어가서 불을 껐을 것이다. 그 자리에 제가 있었을 뿐이고 다시 이런 일이 생길 경우 하던 대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할아버지께서 목숨 구해 줘서 고맙다고 하셨고, 다른 사람은 그냥 갔을 텐데 문을 열어볼 생각을 다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수줍움을 감추지 못했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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