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군·방위산업, 기후위기 대응 사각지대

경제 입력 2023-11-29 19:32:26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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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21년 11월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과학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6%를 차지하는 각국 군수산업이야말로 환경파괴의 주범이며 이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통계에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고 보도한 적이 있었는데요.

2년이 지난 올해 11월 7일에 영국 싱크탱크 ‘코먼 웰스’와 미국 싱크탱크 ‘기후와 공동체 프로젝트’는 미국과 영국군이 배출한 탄소로 인한 피해액이 138조원이나 된다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군대에서 배출한 탄소와 피해액, 그리고 대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군대는 탄소중립을 이행하지 않아도 되나요?


[반기성 센터장]

군대와 관련된 활동에는 제약이 따르지 않는데요.

2015년 195개국이 참여해 조인한 파리기후협약에서 군대분야는 탄소중립 노력에서 예외로 인정받았는데요. 방위산업과 군사적 활동에서 발생한 탄소는 감축 통계에 포함할지 여부는 각 나라의 재량에 맡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군대와 방위산업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온실가스, 즉 탄소를 발생시키고 있지요.

전 세계 군사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 상위권에 속하는 곳으로 미 국방부를 꼽을 수 있는데요.

2019년 보스턴 대학교 왓슨 연구소(Watson Institute)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한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이산화탄소 상당량 12억 1,200만 톤을 배출했다고 밝혔고요. 이 중에서 군사 작전에서 배출된 양은 7억 6,600만 톤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올해 다시 미국군과 영국군이 2015년부터 올해까지 배출한 온실가스가 엄청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영국 싱크탱크 ‘코먼 웰스’와 미국 싱크탱크 ‘기후와 공동체 프로젝트’는 이달 6일 미국과 영국군대의 온실가스 배출과 이를 통해 환경에 끼친 피해를 분석한 최초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연구배경 설명에서 “미군과 영국군은 역사적으로 석유 등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를 창출하고 확대하며 보호해왔기 때문에 이들의 기후 위기 영향은 현재의 화석연료 사용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지요.

보고서에서는 지구 기온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2015년의 파리협정 이후 두 나라 군대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탄소로 환산할 때 4억4,000만톤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의 탄소량은 2022년에 영국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4억1710만톤)보다 많은 것이지요.

특히 미군은 세계의 단일 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조직이라며 나라로 치면 전 세계에서 47번째 국가 수준이라고 해요. 영국군의 경우, 작년부터 1년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 량이 313만톤 수준으로 인구 9500만명인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합니다.


[앵커]

이렇게 미군과 영국군이 배출한 탄소로 인해 파괴된 환경피해가 엄청날것으로 보이는데요?


[반기성 센터장]

보고서에서는 두 나라 군대가 온실가스 배출로 환경에 끼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면 미군은 최소한 약 138조2,000억원, 영국군은 6조 5,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는데요. 이들은 피해액의 규모는 그야말로 최소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보고서에서는 군대의 온실가스 배출이 분쟁지역이 많아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미군이 배출한 온실가스 중 주요 분쟁 지역 내 군사 작전에 따른 배출분은 전체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군대를 세계 곳곳에 주둔시키고 유지하는 데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훨씬 많다는 건데요. 미군은 세계 750개 기지에 58만5,000곳의 군 시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구의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군대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군의 대응은 어떤지요


[반기성센터장]

군은 특성상 탄소중립을 위해서 숲 조성, 재생에너지 투자,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을 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이어야만 하는데요.

그래서 미군의 경우 전차, 함정, 그리고 비행기를 움직이기 위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2017년 미 육군은 GM이 콜로라도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수소연료전지와 전기구동장치를 장착한 ZH2 연료전지 전기차를 개발하자 구입하기로 했고요.

미 공군도 항공기들이 많은 연료를 소모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상당량으로 B-2 폭격기 251.4톤, F-35A 전투기 27.8톤이나 됩니다.

따라서 석유계 연료 대신 자연이나 대기에서 연료를 얻으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요. 미 해군에서도 2012년부터 바이오 연료와 디젤유를 혼합한 연료를 시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에는 태평양에 ‘대 녹색 함대(The Great Green Fleet)’로 명명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함정들을 배치했지요.

2021년 7월, 영국 공군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한 ‘배출량 0 항공기 시스템(Zero Emissions Air Systems) 프로그램’을 시작했지요.

우리 군에서도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은 시작되었는데요.

우리 해군의 KSS-II 손원일급 잠수함과 KSS-III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했는데요. 하지만,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 공기불필요 추진시스템(AIP)에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라고 해요.

2021년 5월, 방위사업청은 국내업체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과 군에서 시범 운용할 ‘수소 파워팩 드론’ 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구매할 무인기는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해 소음과 진동이 적어 정찰용으로 적합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군용 차량에도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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