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곡물값 폭등에 기아인구 증가…곡물메이저는 대호황

경제 입력 2023-10-25 20:12:43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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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생산에 영향을 주는 폭염과 가뭄, 대홍수나 허리케인등이 더 강력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식량생산이 줄어들거나 가격이 오르게 되면 기아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식품기업들은 기아인구와 식량가격 폭등으로 큰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에게 이와 관련된 얘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국제적으로 기아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유엔은 2015년 195개국이 참여한 파리협약에서 지구기온상승을 2℃ 이내로 억제하고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17개 정책 목표(SDGs)를 달성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중 빈곤 퇴치에 이어 기아 종식이 2번째 목표로, 모든 사람, 특히 빈곤층과 유아를 포함해 취약 계층에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충분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2030년까지 지구촌 기아를 종식한다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이 거의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농업 전망 2022~2031’ 보고서에서 “추가 노력 없이는 유엔이 계획한 정책목표 중 기아 종식이 2030년까지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2015년 총회에서 계획했던 기아를 종식하겠다는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실현되기 어려울 정도로 기아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최근 식량수출국가들에서 발생한 가뭄이나 폭염 등 잦은 기상 이변과 함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기아 인구는 되레 늘어나고 있는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 세계 식량 안보와 영양 현황’ 보고서에서 2021년 기아 인구를 7억6,800만명(최소 7억200만명, 최대 8억2,800만명)으로 추정했는데요.

이 인구는 세계 인구의 9.8%로,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보다 1억5,000만명 증가한 수치입니다. 여기에 유엔식량계획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81개국에서 극심한 기아 인구가 4,700만명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다섯 개 국제기구는 긍정적으로 목표를 잡아 세계 경제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2030년에 세계 인구의 8%인 6억7,000만명이 기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아 인구 비중은 지금보다 작아지지만 유엔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선언한 2015년과 같은 8%에 머물면서 기아문제가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게 되는 것이지요.


[앵커]

TV를 볼때마다 굶주리는 아이들을 돕자는 공익광고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필요한 식량은 어느 정도인지요?


[반기성 센터장]

사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와, 세계 각지의 분쟁,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이 기아 종식의 걸림돌인데요.

경제협력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기아 종식과 2015년 파리 협정(2050년까지 지구 온난화를 2℃ 이하로 제한) 목표에 도달하려면 향후 10년간 농업 생산성이 농작물의 경우 24%, 축산은 31% 늘어나야 한다. 이 양은 지난 10년간 생산성 증가율 약 9%를 훨씬 상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식량생산에 가장 큰 걸림돌인 기후위기의 심각해지는 정도가 확대되면 목표에 도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요. 또 식량생산이 늘어나면 온실가스도 증가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고, 또 전체 식량의 20% 정도가 이동이나 저장중, 소비자의 식품쓰레기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것도 막아야 하고요. 특히 기아에 취약한 어린아이들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이렇게 기아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식량가격이 상승하는 틈을 타서 세계 식량메이저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기후위기나 전쟁,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국제 공급망 혼란과 식량 가격 급등은 세계 곡물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에 더 큰 수익을 올릴 기회가 되었는데요.

‘ABCD’로 불리는 4대 곡물 기업이 지구촌 식량난을 틈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미국의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번지(Bunge), 카길(Cargill), 프랑스의 루이 드레퓌스(LDC)가 해당 기업으로, 4기업이 세계 곡물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처대니얼스 미들랜드 기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8억4천만 달러(약 2조4천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61% 급증했고요. 카길의 2022 회계연도(2021년 6월~2022년 5월) 매출은 1,650억 달러(약 220조원)로 전년보다 23% 증가했으며, 번지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7%나 늘어 났습니다. 엄청난 매출상승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건데요. 문제는 이들 기업의 이익을 제재할 어떤 방법도 없다는 겁니다.


[앵커]

유엔사무총장이 석유기업들의 엄청난 이익에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데요. 이들 식품기업에도 횡재세를 물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반기성 센터장]

올리비에 드 슈터 유엔 극빈·인권 특별보고관은 “기아인구가 늘어나는 시기에 식량기업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 세계 곡물 시장은 에너지 시장보다 더 집중돼 있고 덜 투명해 폭리를 취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고요.

세계벤치마킹연합(WBA)의 앨리스 잉가비레는 “세계 식량 시스템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사람을 사업의 중심에 두지 않거나 환경 영향에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고요.

그린피스의 활동가 사비오 카르발류는 “곡물 기업들이 곡물가격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 이들은 ‘기아 폭리자’(hunger profiteer)다”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사실 횡재세는 식량 시장의 균형을 회복하고 기아인구를 돕는 방법이 될 것이기에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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