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홍수·폭염’ 기후 복합사건…밥상물가 비상

경제 입력 2023-08-02 19:50:0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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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엄청난 비를 뿌린 장마로 인해 농지침수와 가축폐사, 과수농가 피해까지 잇따르면서 식탁물가를 청정부지로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장마로 인한 물가상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올 여름 기후변화로 인해 평년의 2-3배에 가까운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농지와 가축피해는 어느 정도인지요?


[반기성 센터장]

올 여름 장마때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후위기가 다가오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오랜 세월 예보관 생활을 해 왔음에도 이 정도 비가 내릴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거든요.

특히 충청과 전북지역으로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5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큰 피해를 가져왔지요.

농림축산부는 7월 21일까지 농지 3만5068헥타르(㏊)가 침수됐다고 발표했는데 이 정도의 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 121배에 달합니다.

또 집중호우로 가축 약 69만3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는데요. 폐사한 가축 중 닭이 64만4000마리로 대부분이고, 오리가 4만5000마리, 돼지와 소가 각각 3200마리, 300마리입니다.

사과의 경우 앞서 이상저온과 우박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집중호우로 재배지 130.8㏊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되었지요.


[앵커]

극심한 장마로 인해 많은 농경지들이 물에 잠기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 오르고 있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7월 24일 기준으로 시금치(4㎏) 도매가격은 5만5660원으로 1개월 전 1만8108원보다 307.38% 올랐고요. 적상추(4㎏)도 같은 날 기준 8만3520원을 기록해 전월(1만8700원) 대비 446.63%나 가격이 올랐습니다.


또 오이는 100개들이가 4만740원에서 14만1250원으로 346.71%으로 채소류 가격은 전 달 대비 3-4배 이상 올랐는데요.


도매시장만 아니라 대형마트 소매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한 대형마트에서는 적상추(200g)는 3980원으로 1주일 전(3480원)보다 14.4% 올랐고, 깻잎(30잎)은 1,780원에서 1,980원으로 11.2% 상승했고요. 로메인 상추(180)도 11.2%(300원) 오른 298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오이는 전 주에 비해 195.7%가 상승했는데요. 이외에도 애호박(상품) 도매가격은 20개에 3만6,420원으로 일주일 만에 143.8% 올랐으며, 시금치(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5,660원으로 일주일 만에 22.0%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해 207.4%가 오른겁니다. 얼갈이배추(상품) 도매가격은 4㎏에 1만7,620원으로 1주 새 76.5% 올랐고, 미나리(상품) 도매가격도 7.5㎏에 5만2,400원으로 49.0% 상승했지요. 채소의 상승률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수박 1통이 1만8,216원에서 2만800원으로 과일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대홍수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가 너무 많이 급등하고 있는데다가 각종 식품물가도 들썩인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물가 등 전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6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6.3%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농산물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면 단기 조치를 위해 관련 수입을 늘리거나 할인행사를 유도하는 등 수급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요.


채소만 아니라 유제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는데요. 낙농업계가 사료값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채소만 아니라 낙과피해가 매우 큰 과일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이고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보리 생산량은 9만7794톤으로 1년 전보다 1.1%(1042톤) 줄었고 양파 생산도 전년보다 1.9% 감소했다고 합니다. 슈퍼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식량생산이 줄어들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케 했던 ‘흑해 곡물수출협정’까지 종료되면서 곡물 가격 인상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달 인도가 홍수로 인해 경작지가 큰 피해를 입으면서 백미 수출을 금지했고요.


올여름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농산물생산에 큰 피해를 본 스페인은 정제 올리브유 가격을 전년 대비 8% 넘게 올렸는데,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산 해바라기유에 이은 식용 오일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도와 브라질의 가뭄으로 인해 사탕수수 생산이 줄어들면서 설탕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남은 가을까지 날씨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올 겨울부터는 에그플레이션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특히 올해는 폭염과 대홍수가 번갈아나타나거나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유엔의 기후위기 범정부협의체(IPCC)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두 개 이상의 기후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복합 사건’으로 정의하며 “이는 개별 사건의 합계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지요.


기후위기로 공급망이 동시다발로 무너지면 원자재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발생한 대홍수와 폭염이 우리의 식탁물가를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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