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세븐브로이는 왜 ‘곰표’에 화가 났을까

오피니언 입력 2023-06-22 14:06:42 수정 2023-06-22 15:13:54 서지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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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


콜라보로 흥한 곰표밀맥주가 콜라보 균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곰표’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이 제주맥주와 손잡고 ‘곰표밀맥주 시즌2’를 출시한 가운데, 기존 제조사였던 세븐브로이 맥주와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곰표밀맥주 갈등’에서 먼저 화가 나 보이는 건 세븐브로이다.


세븐브로이는 지난 달 대한제분의 새로운 파트너인 제주맥주가 생산한 ‘곰표밀맥주 시즌2’ 판매를 금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레시피 탈취를 골자로 대한제분을 제소했다.


대한제분은 사실이 아니라며 허위 사실 유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맞받아쳤다.


이들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건 최근이지만, 업계에선 지난해 말부터 이미 예고된 일이라고 보고 있다.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곰표밀맥주는 누적 5,800만 캔이 팔리는 등 수제맥주 열풍의 주인공이었다. 세븐브로이는 곰표맥주 히트로 300억 원을 들여 익산공장을 증설하고, 보리 수입량도 대거 늘렸다.


그런데 대한제분은 공전의 히트작을 탄생시킨 파트너와의 재계약 논의를 하지 않고, 지난해 말 경쟁입찰을 진행해 세븐브로이를 탈락시켰다.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역대급 시즌을 보낸 선수에게 방출 통보를 한 셈이다.


콜라보라는 말 자체는 ‘일시적으로 팀을 이뤄 함께 작업하는 일’을 뜻하긴 한다. 하지만 ‘곰표밀맥주 콜라보’의 지난 성과를 고려할 때, 야박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수제맥주업계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키워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류와 화장품 등 곰표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는 제조기업, 혹은 앞으로 콜라보를 희망하는 예비 파트너사들의 마음도 이번 사태를 보며 달라지지 않았을까.


/서지은기자 writ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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