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후변화에 대한 실효적 대응방안, ‘순환경제’

경제 입력 2023-06-21 20:55:56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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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 협의체 ‘IPCC’가 올해 6차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의 기후행동이 다가올 수천 년을 결정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합니다.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에 지금보다 더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터전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도 크게 증가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딜로이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순환경제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딜로이트의 순환경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센터장님, 딜로이트가 제시한 순환경제는 무엇을 말하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딜로이트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를 방치하면 세계경제는 2070년까지 50년 동안 178조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는 반면, 탄소중립 체제로 전환할 경우 43조 달러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었는데요. 

이들은 기후 변화의 심화를 막는 대안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합니다. 첫째, 전 지구적으로 소비 수요를 줄이는 방법, 둘째, 친환경 기술 개발 및 보급, 셋째, 각종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에 투입되는 각종 자원과 원재료를 줄이는 노력입니다.

그러나 수요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이나 저성장국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며, 친환경 기술 개발 및 보급 또한 이상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딜로이트는 세 번째 방안인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에 투입되는 자원과 원재료를 줄이는 방안은 상대적으로 실효성이 높고 즉각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솔루션 또한 다양하다고 말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방안은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를 도입해 기후변화에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앵커]

특히 유럽연합(EU)은 순환경제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육성하면서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순환경제가 활성화되지는 않았잖아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딜로이트와 네덜란드 비영리연구단체 서클이코노미(Circle Economy)가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의 순환성 지수는 7.2%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매년 지구에서 추출되어 사용되는 천연자원 1,000억 톤 중 7.2%만이 지구의 경제활동에 재활용된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인류의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선 순환성 지수를 17%까지 높여야 한다고 하지요. 

앞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비롯한 각종 환경 관련 이슈는, 장기적(10년 이상)인 측면에서 전 지구적으로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는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기에 순환경제 역시 단기적으로 유행하는 트렌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규모가 확대될 것인데요.

실제로 순환경제 시장은 2022년 약 3,380억 달러 규모에서 2026년 약 7,12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요. 기존에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었던 EU와 미국은 물론이고, 최근 한국 정부 역시 순환경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22년 12월 28일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법률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요.

 

[앵커]

그렇다면 기업들이 순환경제를 도입할 경우에 기업성장동력 확보와 가치상승효과는 어느 정도가 되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첫째는 원재료 재활용·재사용을 통한 비용 절감이 있는데요. 제품이 수명을 다해 폐제품이 되고 나면 이를 회수, 분해해 동일한 제품이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생산에 필요한 원가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대표적 사례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을 도입해 순환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겁니다. 

원재료 재활용 및 비용 절감은 특히 원재료 수입의 비중이 높은 주요 한국기업들에게 더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특히 앞으로 미-중 패권경쟁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뉴 노멀’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은 언제든 붕괴,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에 순환경제를 통한 원재료 재활용, 재사용은 기업들에게 이러한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거지요.

 

[앵커]

단순히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측면만 아니라 제품의 다각화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순환경제 도입 및 사업다각화로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케이스 중 ‘푸드 업사이클링’이 있는데요.

식품 제조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가지고 다른 식품 혹은 식품 원료를 재생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요.

예를 들어 오비맥주는 맥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부산물)을 살균·건조한 뒤 분쇄해 만든 가루를 활용해 에너지바, 쉐이크 등의 식품을 생산하는데 상당히 호평을 받고 있지요.

또 CJ제일제당은 최근 HDC현대산업개발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생분해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생분해 플라스틱이란, 폐기된 후 미생물과 결합되어 단기간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말합니다.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2025년에 약 1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한 분야이지요. 

또한 순환 고객경험 제공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도 있는데요.

딜로이트가 제시하는 순환 고객경험 용어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와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이 접목되어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는 고객들이 사용하던 중고 가구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바이백(buy back)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요. 고객들은 자신들이 판매한 중고 가구의 상태에 따라 제품원가의 30%~50%에 달하는 바우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바이백 프로그램으로 수거된 중고 가구들은 분해, 재조립, 재가공되어 새로운 상품으로 출시되거나 수리작업을 거쳐 기부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마케팅은 고객들에게 친환경적 행동을 장려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거지요. 이젠 우리나라 기업들도 순환경제는 미래 기업 전략의 한 축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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