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전력망 탈탄소, 원전이 필요하다”

산업·IT 입력 2021-04-27 01:04:38 정훈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지금 세계 각국은 그린뉴딜등의 정책을 통해 2050년이내에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요.

이런 정책의 근간은 파리협약에서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하, 더 나아가 1.5도 이하로 낮추는 데 노력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는 계획을 유엔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더욱 강화해 2050년까지 실질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하는 ‘탄소중립(Net Zero)’을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과연 탄소중립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탄소중립이라는 것은 결국 탄소배출을 줄여야 가능한 일 아닌가요?

 

[반기성 센터장]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낮추는 것은 보통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유럽은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6톤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4톤으로 2배 이상으로 많아요.

그런데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1인당 배출량이 2톤 이하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화석연료 사용량을 지금보다 7분의 1 이하로 줄여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하루만 생활하고 나머지 6일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얘기입니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이냐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이지요. 지금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큰 문제는 화석연료가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합니다.

전 세계 에너지의 약 84%가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로써 화석연료가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오늘날 기후변화와 대기질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앵커]

그러니까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석탄발전소나 가스발전소. 석유산업의 에너지를 줄여야 하네요.

 

[반기성 센터장]

에너지가 날씨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에너지원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비교해 보면 kWh(킬로와트시)당 석탄은 991g, 석유는 782g, 가스는 549g의 이산화탄소를 각각 배출하는데, 태양광은 57g밖에 배출하지 않아요.

신재생에너지가 이산화탄소배출이 기존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서 15배 이상 배출이 적지요. 문제는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에너지 비율이 2% 내외로 OECD국가중 꼴찌로 매우 작은데다가 신재생에너지가 획기적으로 증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따라서 기후위기 시대에 무엇이 가장 좋은 에너지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민감하기는 하지만 원자력발전이 가장 좋은 에너지가 아니냐 하는 전문가들이 있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원자력은 10g으로 태양광보다도 6배 정도 적게 탄소를 배출합니다. 그러니까 경제성까지 고려한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원자력보다 좋은 에너지는 없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기피 대상이 된 데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이미지의 영향이 커 보이는 것 같아요.

올해 2월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새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출간했습니다.

그는 출간을 앞두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50 탄소중립’이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원자력발전이 필수라는 ‘상식’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그는 “10년이나 20년 내로 기후변화가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은 코로나 팬데믹이 10년마다 발생하는 것만큼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로 원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핵분열(원전), 핵융합, 수소에너지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하며 기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린 2019 유엔기후정상회의 이후 2050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원전이 해결책’이란 공감대도 있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세계에서 원전을 확대하는 곳은 중국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말입니다. 정치인 주장처럼 중국은 2030년까지 60여 기의 원전을 추가로 지어 전체 발전량의 11%를 확보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중국만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원전 확대를 위해 2020년 말부터 조(兆)단위 원전 산업 지원책을 발표했구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앞으로 원전가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던 일본도 지은 지 40년 넘은 원전 재가동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도 중장기 대책을 정부에 제안하면서 원자력을 당분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은 심각한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더 많은 원전을 사용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망을 탈탄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는 빌 게이츠의 경고를 우리 정부가 새겨들었으면 합니다.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훈규 기자 산업2부

cargo29@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