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상반된 기대

글로벌 입력 2021-02-24 10:01:32 뉴스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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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환 박사

전 세계가 코로나 위기를 겪는 가운데, 올 여름 도쿄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일본 국민 대다수가 올림픽 취소, 또는 재연기를 희망하는 듯 하다. 한편 정부와 도쿄도는 올해 7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경제적/정치적 손익계산이 일본 국민과 정부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는 데에 필요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취소하면 경제적 손실이 수 십 조원에 이른다는 관점도 있다. 4년 전 도쿄도는 올림픽 경제 효과가 직접 효과만으로 50조원 이상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수 십 조원에 이른다는 계산은 타당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경제학적으로 명백한 오류이다.

올림픽 경기 시설 건설이나 교통 인프라 정비는 이미 완성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사항은 매몰비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올림픽을 중지하더라도 비용이 환원되지 않는다. 실제로 2018년 10월까지 이어진 아베노믹스 경기 확대의 일부는 올림픽 개최를 위한 건설경기로 지탱된 것이기 때문에 경제효과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올림픽의 경제적 이해타산을 고려한다면 개최함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할 비용과 메리트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어떤 규모로 올림픽을 개최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만약 전 세계에서 선수들과 관객들을 초청하는 완벽한 형태의 개최가 가능하다면 그 메리트는 엄청날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된다면 올 여름 도쿄는 국내외 관광객으로 가득할 것이며 해외로부터 방문한 사람들은 지방도시까지 방문하면서 일본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다. 관광 홍보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이후의 인바운드 확대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세계적 코로나 감염 상황을 감안한다면 올림픽의 정상적 개최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백신의 안정적 확보 역시 불투명하다. 따라서 현실적인 개최 방안은 무관객이나, 일본 국내 관객 중심으로 인원 수를 제한하여 개최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 경우에도 방영권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얻는 메리트는 크다. 반면 일본은 대회 운영과 감염 대책 등 추가적 비용이 들게 되는데 메리트는 상당히 한정적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감염확대 리스크까지 생각한다면 일본 국민들이 올림픽에 소극적으로 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도에서 바라본 정치적 이해타산은 결을 달리 한다. 일본 국민, 도쿄 도민 대부분이 올림픽 취소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실제 취소가 결정된다면 깊은 실망에 빠질 것이다. 도쿄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고된 훈련을 거듭해 온 선수들 역시 경험해 본 적 없는 허탈감에 직면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올림픽 취소는 일본 정부와 도쿄도에 정치적 책임을 묻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국민 여론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올림픽 개최 의지를 굽힐 수 없는 것이다.

올림픽 개최를 환영하지 못하는 여론, 올림픽 취소의 정치적 책임을 두려워 하는 정치. 과연 올림픽은 개최될 수 있을까.  



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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