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규제의 역풍…용인·인천 송도 ‘이상한 분양가’

부동산 입력 2021-05-13 14:47:18 수정 2021-05-13 16:55:53 정창신 기자 1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분양가 심사 과정. [사진=HUG 홈페이지]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위해 태어난 분양가 규제가 오히려 로또분양을 양산하고, 공급 감소라는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규제지역이 되면 HUG나 지자체에서 분양가 심사를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세와 분양가격의 격차로 로또분양이 태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청약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낮아 공급을 꺼리게 돼 향후 물량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규공급을 주도하는 정비사업 조합, 시행자 측과 분양가를 심사하는 HUG, 지자체와의 갈등 등으로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굵직한 정비사업의 일반분양이 미뤄지고 있고 예상했던 일정보다 한참 뒤에 공급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이다. 적정 분양가를 두고 건설사와 과천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2018년 공급 예정이었던 분양이 지난해 본격적으로 열렸다. 최근에는 부산에서 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들어서는 래미안 포레스티지(온천4구역)’3.31,946만원 선에 분양보증을 신청했지만 HUG3.31,628만원을 제시했다. 결국 조합은 4월 예정이었던 분양 일정을 뒤로 미뤘다.

 

또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분양가를 심사하는 HUG는 지난 2월 분양가 심사기준을 새롭게 내놓았지만 분양가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두고도 말이 많다.

 

지난 2월 개선된 분양가 산정방식은 사업지 반경 1내 분양 사업장(A)과 준공 사업장(B) 두 곳을 모두 비교해 높은 금액을 심사 상한 분양가격으로 하되 인근 지역 매매가(C)와 비교해 금액이 초과할 경우 지역 매매가 수준이 최종 분양가를 결정한다.

 

여기에서 HUG 분양가 심사 기준이 되는 비교사업장 선정에서 애매한 부분이 있다. 신규 분양사업지가 많고 신축 아파트가 있는 곳은 분양가 책정이 현 시세와 근접하게 나올 수 있지만 반대로 구축이 밀집한 구도심이나 외곽 지역은 분양가가 현실성 없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조정대상지역과 비규제지역이 함께 있는 용인시 처인구는 분양가 통제를 받지 않는 비규제지역이 규제지역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월 비규제지역에서 분양한 용인 양지 동문굿모닝프레스티지3.31,158만원에 분양했는데 비슷한 시기 규제지역의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3.31,132만원이다. 청약홈에 나와있는 주택형별 분양가를 보더라도 용인 양지 동문굿모닝프레스티지전용 59는 최고 29,700만원,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은 최고 29,000만원으로 나왔다.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은 직선거리로 12km가량 떨어져 있는 새 아파트 시세보다 사업지 인근 노후 아파트 시세에 맞춰 분양가가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는 20년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많은 편으로 전용 842억원 중반대에서 거래됐으며 비교적 새 아파트인 금전마을 계룡리슈빌’(‘064월입주)은 전용 84기준으로 32,000만원(3, 11)에 실거래 신고됐다. 반면 조금 떨어진 ‘e편한세상용인 한숲시티’(‘186월입주) 84는 최근 실거래가에서 이보다 높은 46,500만원(25), 44,900만원(13)을 기록했다.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은 곳도 있다. 용인 기흥구 마북동에서는 대규모 공장부지를 밀고 주상복합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분당선 구성역, GTX 용인역 인근으로 입지가 우수해 이 지역 거주자들에게 주목받는 사업지로 일반분양을 하지 않은 채 한창 공사 중이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 규제로 후분양을 선택한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 분양가를 책정하기 위해서 시세 비교를 해야 하는데 주변의 마땅한 새 아파트가 없고 가까운 노후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분양가를 낮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주변 시세와 분양가를 맞추면 사업 진행이 힘들다는 판단으로 후분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사업지 인근에 최근 분양 사례가 있었음에도 분양가 책정 기준이 모호한 사례도 있다. 지난 4월에 분양한 인천 송도신도시 더샵송도아크베이’(B3블록)의 경우다사업지 인근에는 작년과 올 초에 분양을 했던 인근의 힐스테이트 더스카이’, ‘크리스탈 오션자이가 있는데 이들이 3.32,230만원에 분양했으나 분양 예정인 더샵송도아크베이HUG의 심사결과 3.32,041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자,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는 측에서는 매출액 대비 수백억대 마이너스 수입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세와 비교한다면 가격 격차는 더욱 크다. ‘더샵송도아크베이사업지 1km내 기 입주한 아파드도 3.32,500~2,700만원, 기 분양한 3개 단지의 분양권 실거래가는 3.33,00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지만 HUG의 기준에 따라 3.32,041만원이라는 시장 가격에 훨씬 못미치는 금액이 나오게 됐다. /csjung@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창신 기자 산업1부

csjung@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