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비즈니스엔 깐깐해진 ‘인화의 LG’

산업·IT 입력 2021-03-03 19:34:30 수정 2021-03-03 20:50:49 정훈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LG그룹을 대표하는 단어는 ‘인화(人和)’였습니다. 사람을 아끼고 불필요한 대립을 피하는 그룹 문화를 표현한 건데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에는 비즈니스를 지키는 일이라면, 오히려 대립 구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공격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건데요. 정훈규기자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기자, 인화의 LG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요?


[기자]

네, 우리나라 4대 그룹하면 삼성, LG, SK, 현대차가 꼽히는데요. LG는 이 4대 그룹 내에서 다른 3개 그룹과 적어도 한차례 씩 격돌했습니다.

가장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이 현대차와의 코나EV 리콜 갈등인데요.

현대차는 지난달 24일 화재 논란을 일으킨 코나EV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당시 국토부는 배터리 제작 결함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지목했는데,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당연한데요.

보통 자동차 리콜은 국토부와 완성차업체가 얘기하고, 완성차업체가 부품 공급사와 협의합니다. 개별 부품사가 직접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요.

그런데 이번 리콜 결정 과정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적극적으로 국토부를 찾아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SK와는 미국에서 배터리 소송도 있었죠?


[기자]

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가 지난달 최종 결정을 내리면서, 1년 10개월을 끈 배터리 소송이 일단락 됐는데요.

SK에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는 LG의 주장이 인정됐고, ‘10년 수입 금지’라는 중징계도 내려졌습니다.

ICT 결정을 앞두고는 국내 기업 간의 ‘제 살 깎아먹기’를 우려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나서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양사 모두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LG는 ICT 결정 이후에도 “SK가 당사 손해배상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앵커]

삼성과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9년에 LG와 삼성이 소란스러운 TV화질 경쟁을 벌인 적이 있는데요.

이때 소위 말해 ‘선빵’을 날린 게 LG였습니다.

당시 3300만 화소 이상 최고급 제품인 8K TV를 두고 양사의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LG전자가 시연회를 열고서는 자사 제품과 삼성 TV를 들고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8K TV는 흑백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측정해보니 삼성제품의 선명도는 50%를 밑돈다고 공개적으로 알렸습니다.

당연히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이후 삼성전자도 똑같은 시연회를 열어 맞대응을 하는 등 이례적인 상호 비방전이 벌어졌습니다.


[앵커]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내 기업 간 갈등이 우려스럽기도 한데요?

[기자]

공격적으로 바뀐 LG그룹의 스타일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LG전자는 유럽 가전업체인 베코(Beko)와 그룬디히(Grundig)를 상대로 냉장고 관련 기술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내서 지난해 독일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판결로 두 회사는 LG 기술을 침해한 냉장고를 독일에서 못 팔게 됐는데요.

당시 LG전자는 이 소식을 알리면서 “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정당한 대가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앞으로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얘기를 듣다 보니, 그래도 LG가 권리를 지키겠다고 나선 일에는 대부분 승소하고 있네요?


[기자]

꼭 그렇지 만은 않습니다.

LG생활건강이 애경산업을 상대로 ‘펌핑치약’ 상표를 쓰지 말라고 소송을 냈었는데, 작년 5월에 패소 판결이 났습니다.

LG생활건강은 2013년에 페리오 펌핑치약을 선보였고, 2018년에 애경산업이 2080 펌핑 치약을 출시했습니다.

펌핑이라는 단어를 모방했다는 게 LG측의 소송 제기 이유인데요.

재판부는 “펌핑은 기능을 나타내는 보통명사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애경산업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결국 LG가 패소하긴 했지만, 이 역시 자사가 선제적으로 이끌어가는 제품과 비즈니스는 싸워서라도 보호겠다는 달라진 LG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cargo29@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훈규 기자 산업2부

cargo29@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