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말로만 텅스텐 개발…알몬티 희망고문

전국 입력 2021-01-20 19:54:35 강원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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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재정...자기자본금 매칭 실패

재개발 시공사 계약서 문제점 드러나

[앵커]
텅스텐은 자동차, 철강 등 모든 산업에 필수적이고 반도체 등 첨단산업 소재로도 사용이 늘고 있어, EU 등 선진국은 ‘멸종자원’으로 분류해 특별관리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세계 최대 규모의 텅스텐 광산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바로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소재 옛 ‘대한중석 상동광산’인데요.

캐나다 광물기업 ‘알몬티’의 투자로 폐광 후 약 30년만의 재개발 소식이 지난해 들려왔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내용 취재한 강원순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강기자, 우선 상동광산 재개발 어떤 상황인지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네, 알몬티대한중석이 강원도, 영월군과 투자협약을 체결한 건 지난해 5월 7일이었습니다.

당시 협약은 알몬티 대한중석이 상동광산 개발자금으로 1억700만 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1,290억원규모의 외국투자자금이 유치돼 대규모 개발이 진행된다는 전제로 이뤄졌습니다.


알몬티 역시 올해부터 해외자금이 들어오는대로 갱도굴진과 정광공장 등의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연 2,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고 장담해 왔는데요.


이후 지난해 12월 7일 알몬티는 캐나다 토론토 증시공시를 통해 독일국책은행과 대출계약서 서명을 했다고 알렸습니다.


이때 알몬티 회장겸 사장인 루이스블랙은 “독일KfW은행과 한국에 위치한 상동광산의 개발자금 미화 7,510만 달러에 대한 대출계약서의 서명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자금이 들어오고 개발이 시작되면 될 것 같은데, 문제가 뭡니까?


[기자]
네, 서명까지 했다고 알린 대출계약의 자금 인출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게 문제입니다.

루이스블랙 회장은 대출계약 공시 후 “대출금 인출의 선행조건인 자기자본 부담금은 미화 1,410만달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또 공시에 따르면 플란제그룹이 알몬티의 최대주주가 되고 이사회에도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통상적으로 PF 대출금의 인출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투자와 책임시공사 계약서 첨부 외 필요적 조건들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런데 알몬티가 제시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 책임시공사 계약서도 지금은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알몬티는 지난 2017년 12월 책임시공사로 포스코건설과 계약을 체결 했습니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계약은 체결 했으나 수년의 시간이 경과됐고, 최근 발주처로부터 제공된 설계자료가 최초 견적자료와 상당한 차이가 있어 기존의 계약은 무효이며 재계약이 필요함을 알몬티 측에 수차에 걸쳐 통보했습니다.


특히 PF 대출은행인 독일은행에 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답은 없고 다만 이런 상황에서 PF대출계약 서명 공시 사실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앵커]
은행에서 대출 근거로 보는 시공사 계약서 서류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단 얘기군요?


[기자]

네, 만일 알몬티가 이처럼 유효하지 않다고 통보한 시공계약서를 근거로 독일 은행측과 PF 대출계약을 진행했다면 시공사들은 당연히 효력 상실된 계약서에 따라 공사를 수행할 수 없으므로 결국 PF 대출 자체가 문제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알몬티는 공시를 통해 “대출계약서가 서명돼
시공업체가 곧 공사에 착수한다”고 주장합니다.


의중이 무엇인지 이런 사실을 대출은행이나 관계자들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한 대목입니다.


[앵커]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상동광산 재개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을 기대할 텐데요. 현재 개발상황에 대한 걱정과 반대여론이 크다고요?


[기자]

네, 알몬티의 상동광산 개발을 반대하는 여론은 알몬티의 경영 불확실성과 환경문제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말 기준 금감원 다트 공시의 알몬티 대한중석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매출액은 제로고, 영업손실 6,8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보유현금은 3,400만원에 불과합니다.  계속 가능 기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사회 일부에서 “외국자본이 우리 땅에 묻혀 있는 전략자원을 캐내 개발이익만 챙기고, 상동에 남는 것은 환경문제와 사회적문제 뿐 일 것”이라는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알몬티가 지역업체에 지급하지 않은 돈, 또 회사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고 사직한 직원을 복직시키고 이를 집행한 담당직원을 반대로 퇴직시키는 등 외국인 경영자의 처신에 대한 불만까지 나오는 상황인데요.

지역 관계자들의 얘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상태 영월군의원

“지금 알몬티가 하는 행태로 봐서는 저렇게 해서는 지금까지 상동 주민들한테 희망고문을 시켜온, 앞으로도 향후 그렇게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개발이 현실로 와 닿게 끔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실…먹튀하는 부분, 이렇게 되지 않을까 아주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인터뷰] 김상호 영월군 폐광지역 상동읍 주민 추진단장

“여기에서 1차사업만 하고 2차, 3차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민들이, 여기서 광물찌꺼기만 남겨두고 또 (이익만)가지고 간다면,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여기에서 그런 기다림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앵커]

네, 아까 반대 여론의 이유 중 또 하나는 환경 문제라고 했는데, 방금 인터뷰에서 언급된 찌꺼기 문제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영월군 상동읍 지역은 아직도 과거 대한중석이 야기한 환경문제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수년 전에도 동네 공동우물이 비소 검출로 폐쇄된 사실이 있을 정도로, 환경피해를 겪고 있는 곳인데요.


또 수세기 동안 텅스텐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사용했던 유해 화학물질과
뒤섞인 광물찌꺼기 1,000만톤 상당이 여전히 상동 옥동천 옆 폐재댐에 쌓여있습니다.


이 폐재댐은 한국광해관리공단에서 관리 중이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붕락 위험 등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는 위협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만약 알몬티사가 화학물질이 섞인 광물찌꺼기를 무해화 하지 않은 상태로 갱내에 재 매립하는 ‘재충진 방식’을 택할 경우, 또 다시 환경 오염 피해를 볼 우려가 큽니다.


지역 주민들은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듣고 싶지만 아직까지 알몬티로 부터 어떠한 내용도 듣질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역 청년회장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양창홍 상동읍 청년회장

“반대하는 이유는 광산폐재나 폐수에 대한 적절한 주민설명도 없었고요. 조처도 없는 상태에서 상동에 또 다른 오염원을 만드는 것이 확실시 되니까 광산 개발에 우리가 절대로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네, 폐광지역의 아픔을 겪어온 주민들의 고충이 이해가 가는데요. 이 광산에는 현재 5,800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텅스텐이 매장돼 있습니다.
방치할 수 없는 우리의 전략자원인데, 재개발 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기자]

네, 이상범 알몬티대한중석 대표는 “독일은행 대출계약의 추가 서류 등을 준비해 제출할 예정이고, 앞으로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상동광산의 재개발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제 지역민들이 조금만 참고 기다려 준다면 좋은 결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투자 협약은 지난해 맺어졌지만, 알몬티가 상동광산을 인수한 건 지난 2015년이었습니다.

지역주민들 입장에선 이미 기다림이 짧지 않은 셈인데요.


그동안 알몬티는 산업은행등에 대출 시도를 했지만 매번, 실패했습니다.

은행 측에서 요구하는 자기자본 부담금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2019년말 당시 알몬티 본사와 한국법인 재무제표에 공통 표기된 회계감사인 의견을 보면 “현재 회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등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여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로 적시돼 당시 알몬티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세계 최대규모의 텅스텐이 매장돼 있는 상동광산은 자원전쟁시대에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보물같은 존잽니다.


정부와 유관기관, 인허가관청 등은 우리나라 전략자원을 개발하겠다는 외국업체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하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
k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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