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아시아나, 결국 ‘M&A’ 깨지고 구조조정으로

산업·IT 입력 2020-09-11 21:34:47 정새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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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정새미 기자] 


[앵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끝내 무산됐습니다. 이로써 약 10달 동안 이어온 인수ㆍ합병 협상이 ‘노딜’로 끝나게 됐는데요. 정부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곧바로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산업팀 정새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앵커] 정새미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정 기자, 결국 현산과 아시아나의 인수합병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오늘 무산에 대한 최종 논의가 있었다고요?


네, 오늘 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합병(M&A) ‘노딜’로 마무리됐습니다. 정부는 오후 비공개로 아시아나 인수 무산 후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산업은행은 매각 무산 과정과 플랜B를 보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은 현산에 계약 해지를 정식 통보합니다. 계약 해지 통보와 공시는 주식시장이 마감된 이후 진행되는데요. M&A 무산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로써 현산과 아시아나는 약 10달을 끌어온 협상의 협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습니다. 지난해 말 12월에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거래조건을 두고 장기간 협상을 진행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입장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결국 산은이 1조 원 인수 가격 인하를 제안했지만 현산이 여전히 재실사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앵커] 매각 무산 공식화로 아시아나는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는데요. 정부차원의 지원 방안이 있습니까?


[기자]


매각 무산이 공식화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에 놓이게 됐습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채권단의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플랜B’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오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었습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그리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참석해 매각 무산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현재 채권단이 마련한 플랜B에는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아시아나의 신용등급 하락 등을 막기 위함인데요. 지원이 결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기안기금의 첫 대상이 됩니다. 아시아나의 올 상반기 부채총계는 11조5,459억 원입니다. 부채비율은 2366.1%나 되는데요. 향후 1년 간 회사가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2조 원이 넘습니다. 매각 무산이 확실해진 만큼 추가 지원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금호산업과 산은은 유동성 확보 이후 구조조정과 재매각을 진행할 전망입니다. 우선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대주주 무상감자 등 재무적 구조조정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 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국책은행이 아시아나 주식 3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돼 사실상 국유화되는 셈입니다. 다만 이후 재매각 추진으로 ‘한시적 국유화’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앵커] 사실 인수 무산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시아나로써는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일텐데, 앞으로 구조조정이나 분리매각 등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고요?


네, 이로써 아시아나는  6년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게 됐는데요. 지난 2010년 1월 아시아나항공은 경영 악화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뒤 2014년 12월에 졸업한 바 있습니다.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돌입하면 아시아나의 사업 재편이나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합니다.  다만 지원 조건에 고용 유지 조항이 있는 만큼 인력 감축이 아닌 노선 감축, 사업부 재편 등의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5월 1일 기준 직원의 90% 이상을 고용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걸고 있는데요. 다만 기안기금을 수혈받게 되면 자회사 분리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안기금 지원 조건에는 ‘계열사 지원 금지’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임직원은 최소 6개월간 인력 구조조정에선 안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근로시간 단축 등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병행될 전망입니다.


[앵커]또 하나의 문제는 현산측이 인수하기로 한 뒤 이미 지불한 이행보증금인데요. 딜이 깨졌으니, 이 돈 돌아줘야 할지 말지 법정공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까?


네, 약 2,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소송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12월 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총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당시 총 인수대금의 10%인 2,500억 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지불했습니다.


쟁점은 계약해지에 대한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입니다. 현산과 금호 측은 이미 계약금 소송에 대비한 명분 쌓기에 집중해왔는데요. 현산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나의 부채가 5개월 만에 4조5,000억원 증가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아시아나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금호산업의 귀책사유로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금호와 채권단 측은 모든 매각 무산 책임이 현산에 있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기자간담회에서 “계약 무산의 모든 책임이 현산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금 분쟁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는데요. 이와 유사한 사례로 꼽히는 한화케미칼은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절반 이상인 1,951억 원을 돌려받았습니다. 다만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전은 결론이 나기까지 9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스타항공에 아시아나까지 ‘노딜’로 마무리되며 항공사 전반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업대란’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기자]


네, 앞서 인수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감축 규모는 현 재직 인원 1100여 명의 50%인 600명가량이었는데요. 재매각 후 국내선 운항에 필요한 최소인력 400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해고할 방침입니다. 해고 대상에는 조종사, 승무원, 정비직 등 다수의 항공 특수직이 포함됩니다. 업무 특성상 타 직종으로의 전직이 쉽지 않은데다 코로나19로 항공업 전반이 침체기에 빠지며 이직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아시아나까지 ‘노딜’로 결론이 나자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본사 직원은 약 9.000명입니다. 항공 서비스 업체인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계열사 직원은 약 3,000명인데요. 관계사 에어부산은 1,400명, 자회사 에어서울에는 4,00여 명이 근무 하고 있습니다. 재매각을 위해 각 사업체 차원의 조직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거래가 수월한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에서 먼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저비용항공사 전반으로의 구조조정 확산 우려입니다. 국내 항공사는 국제선 운항률이 평시 대비 80~9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상위권 LCC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폐업과 정리해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갓 사업권을 따낸 신생사 플라이강원과 준비 중인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3개사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jam@sedaily.com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영상편집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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