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라임펀드 판매사, 금감원 100% 배상안 수락

금융 입력 2020-08-27 19:38:33 정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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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오늘 이사회를 열어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투자원금 100% 배상' 분쟁조정안을 수락했습니다. 원금 100%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은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상 처음있는 일인데요. 배경을 금융팀 정순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금감원이 제시했던 라임펀드 100% 배상안을 판매사들이 수락했습니다.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을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 4곳 중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투자원금 전액 배상의 선례라는 부담에도 금감원 조정안을 수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번 결정은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다른 펀드뿐 아니라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비롯한 다른 펀드 사례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판매사들은 최근 한 달 동안 조정안 수락을 강하게 반대해온 일부 이사들을 설득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판매액이 가장 적은 미래에셋대우도 수락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는데요. 신한금융투자의 경우는 이사진들의 강력한 반발이 부딪혔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조정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신한금투의 경우 다른 판매사들과 분위기가 좀 달랐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다른 판매사들이 일단 선제적으로 보상에 나선 이후 신한금융투자에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에 총수익스와프증권를 제공하고 있던 신한금투가 무역금융펀드 부실을 사전에 알고도 라임 측과 공모해 투자자들을 속인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었습니다. 검찰 역시 최근 신한금융투자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부서를 맡았던 심모 전 팀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하기도 했습니다. 신한금투가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했다는 법적 판결이 나오면 다른 판매사들이 제기한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판매사들의 전액 배상안 수용에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전방위 압박도 한 몫을 했죠. 금융권의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찍었었는데 영향이 있었습니까.


[기자]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 25일 임원회의에서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일부 이사회 구성원들의 의중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정 시한이 불과 이틀 남은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라 의미가 작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소비자보호 노력을 금융사에 대한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윤 원장의 주문이 고민에 빠졌던 판매사들에게 수락 명분을 제공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윤 원장이 주장하고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편면적 구속력 방안이 탄력을 받으면서 금감원의 소비자 보호주의 원칙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정 규모 이하 사건의 분쟁조정안은 소비자가 수락하면 금융회사의 의사와 무관하게 효력을 갖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2,000만원 이하 규모의 사건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전체 분쟁조정 사건 중 80%의 사건에서 금융사의 재판청구권이 박탈되는 안입니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대형 사모펀드 사고에도 금융당국은 책임을 회피한 채 금융기관에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판매사의 경우 배상을 하면 나중에 배임 소지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을 텐데, 금감원의 이런 강경한 드라이브가 어느 정도는 명분을 주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판매사들도 라임자산운용의 불법행위 피해자인데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주주들에 대한 배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었습니다. 하지만 분조위 조정안이 나온 뒤 법리검토를 해본 결과 임의로 배상행위를 하는 게 아니라 분쟁조정에 따른 것이라서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금감원과의 대립 구도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DLF 징계 문제로 금감원과 법정분쟁을 벌이고 있어서 더욱 불이익이 커질 것을 염려했었습니다. 소비자보호에 역행하는 금융회사라는 여론 또한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금융권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윤 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정권의 재신임이 이뤄진데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여당과 함께 파상공세를 벌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키코 분쟁조정 때 배상 권고를 금융사들이 5차례나 연장한 끝에 거부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윤 원장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이번 라임 배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을 것도 같은데요. 금감원 입장에선 소비자 보호라는 금융사에 기록될 성과를 거뒀지만 금융권 입장에선 사실상 분쟁의 모든 책임을 판매사가 떠안는 최악의 선례를 남기게 됐습니다. 앞으로 다른 펀드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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