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전 세계의 주권국가로 회귀

글로벌 입력 2020-05-12 09:05:00 수정 2020-05-26 15:28:27 뉴스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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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에 대한 비판

사진=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논의를 형성하고 있다.

하나는 중국의 패권주의와 이를 경계하는 국가들 사이의 대립이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은 당초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코로나19가 안정기에 들어서자 이탈리아와 동유럽, 아프리카 등에 마스크, 방호복, 인공호흡기를 대량으로 보내 국제사회에서 책임국가 이미지로 변화를 시도했다. 일대일로에 있어 중요한 국가들에게 협조 자세를 취하는 패권주의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팬데믹을 이용한 중국의 패권추구를 곱게 보지 못하는 일본, 미국, 유럽에서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예를 들어, 독일은 중국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큰 이윤을 얻으면서 메르켈 총리가 몇 차례나 방중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3월 이후 중국으로부터 부품 수입이 중단되고 60만 명의 해고자가 생겨났으며 이익 역시 80% 감소를 기록했다. 가장 중요한 무역상대국인 중국에 대한 독일의 시선은 이전과 달라 질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논의는, 세계화(Globalism)와 주권국가와의 대립이다. 세계화는 사람, 자본, 상품의 국가간 자유로운 이동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은 현재 팬데믹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팬데믹은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전쟁보다도 많은 희생자를 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4세기 유럽의 페스트는 유럽 인구의 60%를, 1981년 스페인 독감은 세계 인구 중 약 400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코로나19 역시 이미 20만 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세계경제가 공황상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권국가의 가치를 지키고 국경을 철저히 관리하자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흐름이다. 코로나19가 처음 유럽에서 감염확대를 보인 곳은 이탈리아 북부였는데 이곳은 중국으로부터의 이민이 대량으로 이뤄진 지역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에서 이민규제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세계화는 경제적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경제적 효율만을 생각해 비용이 저렴한 국가에 생산거점을 두는 방식을 기업들은 선택해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경제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공장이면서 최대의 시장이었는데 중국에서 전염병이 돌게 되면 수많은 공업제품의 부품은 생산 불가능해지며 이에 따라 마스크, 의료용 방호복, 인공호흡기 등도 부족해지면서 각국들은 의료붕괴의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선진국은 이윤을 올리기 위해 생산비용이 싼 중국 등 아시아를 거점으로 생산을 맡겨 왔는데, 이는 비상시에 거대한 리스크가 있는 경제구조였음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와 이를 경계하려는 국가들과의 대립, 세계화와 국민국가의 대립은 주권국가로의 회귀를 가속화할 것이며 트럼프 정권과 같은 자국우선주의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각국에서는 앞으로 민족주의의 고양, 국방력 강화와 같은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김동환 /  kdhwan8070@naver.com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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