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강화 여파, 은행 전세대출 매달 2조씩 급증…“전세수요 늘어”

경제·사회 입력 2020-04-21 08:49:26 이소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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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2개월간 매월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합계는 3월 말 현재 86조2,534억원으로 2월 말보다 2조2,085억원 늘었다. 2월 말에도 1월 말과 비교해 2조1,29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두 달 연속 2조원 이상 늘어난 사례는 2016년 이후 한 번도 없었고, 한 달에 2조원 늘어난 적도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통계를 봐도 2월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분이 3조7,000억원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가장 컸다. 올해 들어 2월과 3월 전세자금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에는 정부 대출규제 강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잡기 위해 고가 주택을 사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자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전세 수요 증가에 따라 전세 가격 증가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달 4억5,061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38만원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2월 155.7로 2016년 11월(164.4)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3월에도 155.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00을 넘어 높을수록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규제도 한몫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게 공적 보증기관의 전세자금 대출 보증을 제한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민간 보증으로도 보증 제한을 확대했다.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으므로 고가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은 셈이다. 계약 시점과 잔금 시점 사이에 1∼2개월 시차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강화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물량이 2월과 3월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전세자금 대출이 증가할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가 확정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전월세 거래량은 3월 19만9,758건으로 전달보다 10.9% 감소했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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