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전 김종갑 사장 배임, 미국 움직이면 정부 급소 될 것”

산업·IT 입력 2020-04-06 10:00:41 수정 2020-04-06 10:41:01 정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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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

김종갑 한전 사장 배임 혐의 고발건 8개월만에 검찰 각하

배임 행위 외국인 주주 국제소송 비화되면 정부 발목 잡혀

삼성처럼 소액주주들 나서 한전 방패 삼는 정부 견제해야

[장병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

[서울경제TV=정순영 기자] “주식회사인 한국전력은 무풍지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같은 공기업인 국민연금이 한전을 견제하겠나,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한 외국인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는가. 삼성 소액주주들의 운동이 대기업 갑질의 견제기구 역할을 했듯이 한전의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내야 정부를 방패막이 삼고 있는 한전의 불합리한 운영 행태를 뜯어고칠 수 있다.”


3일 서울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장병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는 “공기업이면서도 상장기업이라는 기형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한전을 정부가 정책실현의 도구로 삼으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바로 소액 주주들”이라고 주장했다. 엄청난 적자로 인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 역시 정부와 사법기관이 한 몸이 돼 한전의 불합리한 행태를 감추기에 급급하다며, 김종갑 한전 사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배임과 직무유기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전이 지난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세 완화에 반발해 김종갑 사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는데 최근 기각됐다. 심정이 어떤가.


“지난해 7월 4일 고발했는데 8개월이 지난 지난달 3월 18일에 고발한 8명 전부 각하됐다고 검찰로부터 통지가 왔다. 그동안 검사가 3명이나 바뀌었는데 각하될 사안을 왜 8개월이나 갖고 있으면서 핑퐁을 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차라리 조사를 거쳐 무혐의 처리를 했다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나를 비롯한 고발인 조사는 다 해놓고 정작 피고발인인 김종갑 사장은 검찰이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사건을 각하 처리해 버린 것이다.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각하된 고발 건에 대한 향후 대책은 뭔가.


“우선 다시 검찰에 항고할 생각이다. 이후 또다시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 피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고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며 고발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의 근거가 뭔가.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이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한건데 판단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말 그대로 공기업인 한전과 정부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검찰 고유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아직 시효가 많이 남아있는 만큼 끝까지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한전이 지난해 공시를 통해 오는 6월까지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코로나19로 이마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찌될 거라 보는가.


“원래 전기요금 인상 약속 등은 공시를 하지 않는다. 사상 유래 없는 공시였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어떤가. 이제 곧 6월이 되면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시를 지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원래 전기요금은 정부가 아닌 한전이 인상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게 맞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전기요금의 과도한 인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심각하게 왜곡돼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법에서도 보장돼 있는 전기요금 인상안이 수년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상정조차 되지 않고 정부와 한전이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 한전이 지난해 요금 인상안을 공시한 것도 결국 정부에 공을 넘겨 상장회사로서의 의무를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할 수밖에 볼 수 없다.”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한전의 적자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미국 상장회사이다 보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운영 문제가 커질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세계 경제가 위기인 상황이지만 한전의 대규모 영업 손실에 무디스도 신용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전이 공기업이라지만 상장기업으로서 24%의 외국 주주들의 손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장 미중 무역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전이 한국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일종의 시그널로 봐야 한다. 너도나도 아우성이 경제 위기 속에서 당장 외국인 주주들의 국제소송이라도 들어오면 어찌 되겠나. 한국의 소액주주가 아닌 미국 정부 차원의 견제가 들어온다면 전기요금 인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될게 뻔하다. 그런데 한국 소액주주들의 문제 제기 자체를 판단조차 하지 않겠다고 하니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가. 중심을 잃어버린 한전의 운영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독립적 운영과 견제·감시기능이 필요하다.”


-한전의 운영이 정상화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뭔가.


“한전은 주식회사의 탈을 쓰고 있지만 의결권이 무시되고 있다. 1년에 한번 씩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된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조율조차도 하지 않고 있지 않나. 언젠가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는 재화이고, 재무 불량으로 인한 경영악화는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 전기요금을 조금만 올려도 적자가 해결되는데 낙하산으로 임용된 사장들이 전기요금이 복지혜택의 첨병인 양 국민들을 우민화시키고 있다. 노태우 정권 때 안정적인 이익을 국민에게 배분해 공과를 함께하겠다며 국민주 방식으로 주식을 배분했다. 일종의 대국민 약속이 이제 헌신짝 취급을 받고있는 것이다. 전 세계 유래 없는 기형적 형태의 한전 운영 행태를 바로잡고, 독립된 감시와 견제를 받을 수 있도록 국영기업으로의 면모를 쇄신해야 한다.”


-한전의 운영 개선을 위해 소액주주들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인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없는 적자 공기업의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한전 소액주주들은 한전의 감시와 견제에 매진할 예정이다. 태양광 정책도 실패한 상황에서 이제 줄줄이 요금 인상 요인밖에 남지 않았는데 하도 깎아주다 보니 코로나 사태에도 더 이상 요금을 깎을 부분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의 소액주주운동이 족벌체제와 기업 갑질을 감시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했듯이, 공기업으로 포장된 한전을 정책실현의 방패막이로 삼고 있는 정부의 견제·감시 의무를 한전 소액주주들이 담당할 생각이다.” /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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