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K사건 그 후①]채널A 기자는 왜 유시민을 표적취재했나

탐사 입력 2020-04-04 10:34:56 수정 2020-04-04 22:26:23 전혁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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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 명사특강, 친노 인사 다수 강연자로 나서

유시민, 강연 외에도 신라젠 축사·지지자 강연까지

밸류, 친노 성향 영화 제작 관련사에 투자

이철 밸류 대표, 노사모·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 출신

유시민, “소액의 강연료만 받았을 뿐” 주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 캡처]

[편집자주] 지난 1일 MBC가 채널A 기자 이모씨가 특정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이하 밸류) 대표 측에 ‘유시민 비위를 제보하라’고 협박과 회유를 반복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검언유착’ 논란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MBC가 보도 과정에서 징역 14년6개월을 선고받은 범죄자의 인터뷰를 그대로 실어주는 게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울경제TV=전혁수 기자] 서울경제TV는 이들 사이에 얽힌 친분관계의 실체와 사기업체 연루의혹, 이에 대한 반론까지 관련 사안을 집중취재해왔다.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표적취재한 배경은 유 이사장과 이철 전 대표와의 친분 관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밸류 명사특강에 참석한 친노인사들


밸류는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며 7,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가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철 전 대표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투자사기업체다.


밸류는 지난 2012년부터 매월 사회 저명인사들을 불러들여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사특강’을 진행했다. 명사특강에 참여한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 고위직을 지냈거나, 친노 성향의 정치권 인사들이 몰려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서울경제TV는 지난 2019년 1월 밸류 대표를 지낸 신모씨의 SNS에서 이 같은 단서를 찾았다. 신씨는 명사특강에 참석할 때마다 ‘밸류에 OOO님이 오셔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는 식의 글과 사진을 남겼다.


신씨의 SNS에 따르면, 2012년 9월 김창호 전 청와대 국정홍보처장을 시작으로, 2012년 10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2012년 11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2013년 1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2013년 3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2013년 4월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2014년 1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4년 8월 유 이사장이 명사특강의 강연자로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친노 정치인 외에도 故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의 감독인 양우석 감독이 2014년 4월 명사특강에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이 투자강연을 한 것은 아니다. 각자 자신들의 전문분야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 이사장의 경우 명사특강에만 참석한 것이 아니다. 유 이사장은 2015년 1월 부산대 양산병원에서 열린 신라젠 연구센터 창립식에 연사로 참석했다. 당시 신라젠의 최대주주는 밸류였다. 유 이사장은 창립식 직후 밸류의 신라젠 관련 홍보영상 촬영도 진행했다.


또한, 유 이사장은 2015년 6월 자신의 팬클럽 ‘U시민광장’이 주최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서울 강남 모처에 위치한 밸류의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밸류, 친노 영화 제작에 투자


밸류는 영화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친노성향 영화에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밸류는 이 전 대표가 구속되기 직전인 2015년 9월 영화·웹툰 업체 헤드플레이에 55억원을 지분투자, 30억원어치 CB를 인수했으며, 2017년에는 20억원의 CB를 추가투자했다. 투자금만 105억원이고, 밸류는 헤드플레이의 지분 33.18%를 보유하고 있다.


헤드플레이의 2대주주는 밸류 명사특강에 강사로 나섰던 양우석 감독이 100% 지분을 가진 영화회사 ‘게니우스’로, 밸류와 게니우스의 지분을 합하면 헤드플레이 지분 50%를 넘긴다.


헤드플레이는 2017년 5월 개봉해 185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공동제공사 중 하나다. 영화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영화의 엔딩크레딧은 투자금의 규모, 기여도에 따라 회사명 노출 순서가 정해지는데, 헤드플레이가 공동제공사 가운데 2번째로 등장한다.


또한, 웹툰 ‘스틸레인’을 리메이크해 양 감독이 직접 감독을 맡았던 영화 ‘강철비’의 경우 공동제공사 맨 앞에 헤드플레이가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의 엔딩크레딧에는 이 전 대표의 이름도 등장하는데 공동투자자 가운데 4번째다. 밸류는 강철비의 기획을 자신들이 주도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이철 밸류 전 대표,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 출신


이러한 일이 있었던 배경에는 이 전 대표의 정치이력이 있다. 평소 정치성향을 숨기지 않은 이 전 대표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회원으로 활동했고, 18대 총선 출마자를 대상으로 열린 ‘노무현정책학교’ 1기 수료생이기도 하다.


유 이사장이 주축이 돼 창당했던 국민참여당에서 의정부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적이 있으며, 의정부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했던 이력도 있다.


또한 밸류의 홍보업무를 담당했던 임모씨가 청와대에서 2년 7개월을 근무했는데, 임씨는 국민참여당,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2차례 지방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지방선거 당시 임씨의 선거운동에 유 이사장과 이 전 대표가 함께 선거유세를 한 사실도 확인된다.


다만 임씨는 이 전 대표가 검찰에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후 재판에서 이 전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 이 일로 이 전 대표가 임씨를 고소했고, 두 사람 사이에 송사가 벌어지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인맥과 이력, 사업내역 등 사실관계를 종합해 친노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받은 게 아니냐는 추정하는 눈초리가 있어왔다. 밸류의 사기피해액 가운데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돈이 많은 데다, 명사특강 강연자 중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 6억2,900만원을 수수해 징역 1년6개월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다만, 유 이사장과 밸류 사이에 금전관계가 밝혀진 것은 아직까지는 없다.


여기에 신라젠이 한때 ‘꿈의 항암제’로 관심을 모았던 펙사백 임상 3상에 실패해 주가가 폭락하고 관심이 집중되면서 일부 언론이 밸류가 아닌 한때 밸류가 최대주주였던 신라젠과 유 이사장을 연결지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채널A 기자도 이 같은 과정에서 무리한 표적취재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소액의 강연료만 받았을 뿐” 주장


유 이사장은 소액의 강연료를 받았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유 이사장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에 보도된 걸 보니까 60만원 정도 한시간에 30만원씩 해서 60만원 줬다고 이철씨 지인이 얘기했던데 저도 사실 그거 몰랐다”며 “우리 직원 기억으로는 70만원이었다고 그랬다”고 밝혔다.


2015년 1월 신라젠 연구센터 창립식에 참석했던 것에 대해서 유 이사장은 “이철씨가 운영하던 밸류가 거기(신라젠) 대주주였다”며 “좋은 행사니까 와서 축사 좀 해달라고 그러는데 옛날에 같이 당도 했고, 그리고 제가 가보니까 같이 당 활동하다가 정치를 그만둔 친구들을 채용도 많이 했고, 저는 굉장히 기특하게 생각했다. 그런 일환인데 제가 보건부 장관 출신이니까 또 부산대하고 개인적 인연 있고 신라젠 창업자들이 부산대와 관련이 있고, 그래서 가서 덕담했고, 그 축사는 저한테 해준 것은 기차표 끊어줬던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관계가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공적 활동 속에서 만난 관계인데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관계에서 일어났던 일들”이라며 “제가 아는 것은 이게 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신라젠 사건과 아무 관계도 없고 이철씨도 주가폭락은 임상실패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wjsgurt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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