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반복되는 농협금융 인사 논란…중앙회 입김 작용할까

금융 입력 2020-03-19 17:44:54 수정 2020-03-19 20:59:52 정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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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외경 /사진=농협중앙회 제공]

[서울경제TV=정순영 기자]


[앵커]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에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이 단독으로 내정됐습니다. 손 부문장이 낙점되면서 차기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연임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인지 정순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로 내정된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어떤 인물인지 먼저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손병환 부사장은 지난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후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로 그룹 내 ‘전략통’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스마트금융부장 재임 당시 농협은행의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도입을 이끌어 낸 주역이기도 합니다.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하면 무엇보다 은행의 핵심 전략인 ‘디지털 경영혁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얼마 전 전 은행장이 돌연 사임하면서 어떤 인물이 새로운 은행장이 될지 관심이 모아졌는데, 단독으로 내정된 걸 보니 이미 예상됐던 결과인가 봅니다?


[기자]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농협금융 부사장 자리는 대표이사 직행 코스로 여겨져 왔기 때문인데요. 김주하 전 은행장과 이경섭 전 은행장 등도 부사장직을 수행한 후 은행장에 선임됐습니다. 농협금융지주는 내일 임추위를 한 차례 더 열어 손 부사장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자격 검증을 마친 뒤 후보 추천을 할 예정입니다. 


[앵커] 

농협금융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데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잠재울 적임자라고 봐도 무방할까요?


[기자]

무엇보다 농협은행의 글로벌 사업 진척 속도가 타 은행에 비해 늦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해외사업 강화는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손 부사장이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겸임하면서 해외사업을 총괄해온 경험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있는게 사실입니다. 또 지난 1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면서 김병원 전 회장 체제 인사들이 대거 물러나는 인사 후폭풍이 있었는데요. 조직 안정에 가장 먼저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차기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죠.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연임 가능할거라 보시나요?


[기자]

김광수 회장이 다음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1년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농협금융이 지난해 지주 출범 이후 역대 가장 많은 1조7,796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현재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농협금융 회장 중 연임에 성공한 사람은 김용환 전 회장이 유일했는데, 첫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하고 재연임에 나섰다가 돌연 사퇴한 바 있습니다.


[앵커]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이 있던데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는 분리돼 있지 않나요?


[기자]

농협법은 농협중앙회의 금융부분은 금융지주로, 판매와 유통은 경제지주로 각각 분리 독립시키고 있습니다. 2012년 신경분리로 시작된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돼 자산 200조원의 거대한 독립 금융기관으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타 금융지주와 달리 지분을 100%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농협금융의 인사권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서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왔는데요. 중앙회가 지주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금산분리 원칙에서 제외한 것이 큰 이유입니다. 농협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법에서 인정하는 은행지주사이면서도 은행지주사 주식의 보유제한이나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데요. 중앙회가 금융지주의 지분을 100% 갖게 되면서 중앙회장의 금융지주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해지게 된 셈입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지 농협금융의 인사에는 항상 뒷말이 무성했던 것 같아요. 올해 인사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은데, 아무래도 중앙회장이 새로 바뀐 게 큰 이유겠죠?


[기자]

농협금융은 비영리 목적의 농협법과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을 동시에 적용받고 있습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중앙회가 지주 지분을 100% 보유하더라도 지주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지만 농협법에 따르면 간섭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운영 갈등으로 출범 1년 만에 회장이 두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지난 2012년 농협금융 첫 회장이었던 신동규 전 회장은 당시 김병원 전 중앙회장과의 갈등설을 끝으로 이듬해 임기 중 전격 퇴임해 뒷말이 무성했습니다. 가장 최근엔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중앙회장이 바뀌면서 지난 3일 7명의 농협 계열사 대표와 함께 돌연 사임해 금융권을 술렁이게 했습니다. 


[앵커]

본래 설립 취지대로 운영돼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금융그룹으로서의 가치가 올라가야 다른 금융지주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농협금융 초대회장인 신동규 전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앙회와의 갈등설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농협금융이 금융 원리에 의해 운영돼야 하는데 중앙회 측은 농협 계열사로밖에 대하지 않았다는 주장인데요. 예전 농협이 운영되던 방식을 고수하는 흐름이 계속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농협중앙회장은 실무 권한이 없는 명예직인데도 모회사 개념의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가치충돌이 발생했고 과거의 논란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농협금융이 본래 설립 취지대로 금융그룹으로의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중앙회와의 분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일명 ‘체육관 선거’라고 불리는 간선제 방식의 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선거 후보들도 공약에 이를 반영한 만큼 이성희 중앙회장도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절차를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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