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노조 “금융위원장, 이명호 내정자 승인 재고하라”

증권 입력 2020-01-30 10:55:36 이소연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예탁원 노조, 사장 선임 주총에 대해 입장문 발표…“금융위 재고 승인 공개 요청”

“전례 없는 밀실 인사…심사숙고할 기회 박탈당했다”

과거부터 이어진 낙하산 인사 논란…노조, 출근 저지 투쟁도 예고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신임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내정설이 돌던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위원이 지난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예탁원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사장 후보자 공개모집 단계에서부터 ‘낙하산 인사 반대’ 입장을 피력해 온 예탁원 노조가 이명호 수석위원에 대한 금융위원장 승인 재고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예탁원 노조, 사장 선임에 대한 성명문 발표 = 이날 예탁원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29일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려한 것처럼 이명호 수석위원이 사장으로 선임됐다”며 이번 사장 선임 과정의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장 후보를 공모한 뒤 주주총회 결의 및 금융위원장 승인을 얻는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 선임이 깜깜이 밀실인사로 진행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예탁원 노조는 특히 “회사가 주주들에게 2주 전 주주총회 소집통지서를 보내면서 달랑 ‘사장 선임의 건’이라는 목적사항 한 줄만 통보했다”며 “이는 주주 및 직원들이 사전에 사장 후보자를 검증하고 심사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개정한 ‘증권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상장회사의 이사 선임 시 주주들이 숙고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후보자의 세부 경력사항 및 이사회의 추천사유를 기재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원추천위원회는 단수 후보로 이명호씨를 추천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예탁원의 최고경영자가 될 역량이 있는지 자기소개서나 직무수행계획서와 같은  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일 주주총회 현장에서 후보자 약력 1장을 배포해 결의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예탁원 노조는 이 같은 인사에 반대하며 금융위원장의 사장 승인절차 보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이명호 수석위원과 금융위원회에 직원 공개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예탁원 노조는 “직원 공개토론회를 통해 사장 후보자의 역량과 자질, 예탁원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 및 향후 직무수행계획을 직원들과 토론하고 충분한 자격자임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금융관치’라는 퇴보의 물결이 금융시장에서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사장선임절차 개선과 공정한 운영에 대한 약속이 표명되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금융위원장의 결단과 진정성 있고 공명정대한 사장선출과정의 회복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복돼 온 예탁원 낙하산 인사 = 사실 이번 신임 사장 선임 건 이전에도 예탁원의 낙하산 인사 문제는 노사의 갈등 사안으로 반복돼왔다. 현 이병래 사장(21대)과 유재훈 20대 예탁원 사장 역시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을 피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특히 노조는 인사 전횡으로 인해 노사 갈등을 심화한 유재훈 전 사장 시기를 떠올리며 ‘낙하산 인사’에 크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유재훈 전 사장이 재직하던 시절 예탁원에서는 총 4회에 걸쳐 본부장·부장·팀장급 37명이 이유 없이 강등됐다. 이에 강등된 직원 1명이 소송에 나섰고, 지난 2017년 대법원은 예탁원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며 미지급 임금차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탁원이 유재훈 전 사장과 당시 임원에게 구상권 등 법적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는데, 법적 조치 지연이 관료 선후배로 얽힌 이병래 사장(32회 행정고시)과 유재훈 전 사장(26회 행정고시 합격)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9일 임시주총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이명호 수석위원 역시 33회 행정고시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임자들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것을 예탁원 노조는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1974년 설립 이래 내부 출신이 사장에 오른 경우는 전무하고, 순수 민간 인사가 사장이 된 사례도 21번 중 5번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번 사장 선임까지 세 차례 연속 금융위 관료가 사장으로 내정되는 것도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발심을 키웠다. 


한편, 예탁원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과 숙원과제 해결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인물이 사장에 임명돼야 한다며 오는 31일 공개토론회 개최를 요청한 예탁원 노조. 이들은 개선 없이 낙하산 인사 선임이 진행될 경우 출근 저지 투쟁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wown93@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