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후변화가 만든 북극곰 관광

경제·사회 입력 2020-01-06 17:12:07 수정 2020-01-06 20:47:11 김성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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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운 겨울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스키입니다. 

그런데 올 겨울에 우리나라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스키장이 울상이라고 합니다. 인공설을 만들어 스키어들을 부르고 있지만 인공설을 만들고 관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거지요. 

예전처럼 매우 춥고 눈도 많이 내리는 날씨가 기후변화로 바뀌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마케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기후변화로 스키 마케팅이 어려워진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기후변화로 눈이 사라지는 현상은 우리나라만 아닌 것 같습니다. “눈 사라지는 알프스, 금세기 말까지 70% 감소 전망” 한 언론의 기사 제목인데요.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유명 스키장인 샤르메 스키 리조트는 몇 년 전 크리스마스 휴가 철인 12월 26일에 스키장을 폐쇄했어요. 일주일째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아 슬로프의 맨바닥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기온은 평년보다 10도나 높아 그나마 있던 눈도 다 녹아버렸다고 해요. 


스위스 눈 및 눈사태 연구소(SLF) 연구소는 금세기 말까지 알프스 산에 눈이 얼마나 쌓일지를 연구했더니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정도는 달라지지만 금세기 말까지 70%의 적설량의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일단 눈 내리는 기간이 줄어들면서 적설량도 줄어드는데요. 해발 3,000m 이상인 곳에서도 적설량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 곳은 많은 스키장이 밀집된 해발 1,200m 이하의 스키장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큰일인 것이 스위스 관광산업으로 관광수입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알프스 산맥의 스키장이거든요.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알프스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8,000만 명에 이르는데 이 엄청난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고 해요.  


[앵커] 

기후변화로 관광객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반면에 이런 기후변화를 이용할 수도 있지 않나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런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북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데요. 


많은 북극곰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한 과학자가 북극곰관광을 제안했지요. 

기후변화와 북극곰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이언 스털링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가 주인공인데요. 그는 “북극곰의 어려움과 빙하의 녹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는 것 보다 더 큰 교육이 어디 있습니까?” 말하면서 캐나다 처칠에서 북극곰 관광을 할 때 적절하게 통제만 잘 이루어진다면 북극곰에 영향이 없다고 말합니다. 

관광객의 동선과 차량을 지정된 루트에서만 주행하게 하는 것이지요. 만약 북극곰이 괴롭힘을 당한다고 느끼면 가이드는 빨리 그 장소에서 떠나구요. 

실제 관광객이 직접 본 북극곰의 이미지는 그들이 집에 돌아가서 무언가 다르게 행동할 만한 동기를 주고 있다고 해요. 줄어드는 바다 얼음과 기후변화의 위협을 사람들에게 환기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앵커] 

살아있는 환경과 기후교육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오히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곳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셈이군요?


[반기성 센터장] 

지구에서 가장 추운 육지가 그린란드로 면적은 한반도의 10배이지만 섬의 85% 이상이 1년 내내 만년설로 덮여있어 사람이 거의 살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거주 인구가 5만6,000여명에 불과해 지구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곳이지요. 

그럼에도 기후변화를 가장 반기는 사람들이 그린란드인들이라고 해요. “그린란드는 기후변화의 성감대이다“라는 기후학자들의 말처럼 기후변화가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지역인데요. 


흥미로운 것은 그린란드인들이 기후변화를 관광산업으로 연계시켰다는 점입니다. 2014년에는 그린란드를 방문한 여행객 수가 거주하는 주민 수를 넘어섰고 이후 관광객 수는 엄청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린란드 관광업체는 수십~수백 미터 높이의 거대한 빙하가 녹으며 부서지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여주는데요. 북극곰만 아니라 그린란드 연안에 자주 출몰하는 흰고래·일각고래·북극고래 등도 보여줍니다. 개썰매를 타고 에스키모 문화를 체험하게 하구요. 여기에 환상적인 오로라 관광까지 곁들이다 보니 엄청난 돈을 지불하면서도 관광객들의 신청이 줄을 서 있다고 합니다. 날씨와 기후변화를 잘만 이용하면 오히려 돈은 저절로 굴러들어온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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