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갈등이 ‘살인미수’까지…관련법 개정 시급

경제·사회 입력 2018-06-18 18:25:00 수정 2018-06-19 15:44:38 고현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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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래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던 지역이 특색 있는 상권이 되면서 이에 공헌했던 기존 상인이나 예술인들이 임대료 급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것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하죠.
최근 서촌에서 가게 월세를 4배 이상 올리지 않으면 나가달라는 건물주의 요구에 임차인이 망치를 휘둘렀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참극을 불러온 건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가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여야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습니다.
고현정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 7일, 서촌 ‘궁중족발’ 사장 김 씨가 건물주 이 씨에게 망치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해당 사건은 건물주 이 씨가 7년 째 서촌에서 ‘궁중족발’을 운영하고 있는 세입자 김 씨에게 기존 시세의 4배가 넘는 보증금 1억 원과 월세 1,200만 원을 요구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후 진행된 명도소송에서 세입자 김 씨는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 보호하는 5년 이하 임차인이 아니라 패소했고 12번에 달하는 강제집행 대치가 반복되면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은 겁니다.
하지만 서울 곳곳의 ‘젠트리피케이션’ 피해는 서촌에만 국한된 사건은 아닌 상황.

[인터뷰] 윤복순 / 윤스김밥 사장
“제가 5년간 영업을 했었는데 임대인이 바뀌면서 임대료를 상승을 많이 했어요. 5년 치를 한꺼번에 인상을 해달라는 그런 요구가 들어왔기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느꼈죠.”

임대료 급등에 따른 피해를 막고자 서울 성동구는 자체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강형구 / 성동구청 지속발전과장
“서울에 신촌 이대 가로수길 임대료 가파르게 상승해서 공실률이 굉장히 많이 높습니다. 성수동 같은 경우에도 도시재생 사업 시행하면서 그럴 기미가 있어서 젠트리피케이션 정책을 도입을 했고요. 성동안심상가를 조성하게 됐습니다. 주변 임대료 가이드라인 역할도 있을 거고 주변 시세에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신촌의 임대료 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갈 곳을 잃었던 서울미래유산 ‘공씨책방’과 원래 성동구청 앞에서 장사를 하던 ‘윤스김밥’도 젠트리피케이션 피해 상인들을 위한 ‘성동안심상가’에 지난 3월 입주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자리잡았던 곳만큼 잘 갖춰진 상권과 인프라까지 마련해주기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

[인터뷰] 장화민 / 공씨책방 사장, ‘성동 안심상가’ 입주 사업자
“거리가 학교 있는 곳도 아니고 주변에 사람들이 몰릴 수 있는 장소도 아니고 흐르는 도론데 아쉬웠고 (원래 알던 분들이) 일부러 오신 분 아니면 거의…”

전문가들은 임대료 급등으로 쫒겨나는 임차인에게 별도 상가를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는 미봉책이고 근본적으로는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지만 여야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습니다.
국회에 계류돼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자는 겁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망원동의 ‘망리단길’, 봉천동의 ‘샤로수길’ 등 임차인들이 수년 간 노력해 아무도 찾지 않던 곳의 상권을 발달시킨 경우, 임차인이 투자금도 회수하고 안정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5년이라는 기간이 짧다는 겁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4개인데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홍익표 의원 발의안의 경우, 2년 넘게 계류 중입니다.
4개 안 중에 가장 최근에 발의된 이언주 의원 대표 발의안의 경우, 차임 또는 보증금의 증액비율을 청구 당시의 차임 또는 보증금의 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분쟁 조정을 위한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등은 통과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임대인의 권리도 충분히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대해 법사위 통과가 그동안 지연됐습니다.
20대 국회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최대한 빨리 마치고 민생 경제 챙기기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경제TV 고현정입니다./go8382@sedaily.com

[영상취재 김경진 /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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