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욕실조합 힘합쳐 중국산 저가 공세 막아야죠"

경제·사회 입력 2015-08-30 17:42:32 인천=정민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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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전성기 맞은 부산 신발산업처럼 욕실산업도 장기비전 세우는게 중요

품질인증 정착시켜 경쟁력 높여야

초절수 일체형 부품 '아이-트랩' 국내외 시장서 반응 좋아 뿌듯

올 매출 200억·영업익 50억 자신


"현재 국내 욕실부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중국산 저가 제품이 잠식하고 있습니다. 국내 욕실자재분야 중소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한국 시장을 지키고 더 나아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송공석(63·사진) 와토스코리아 대표는 창업 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경영 철학을 오롯이 지키고 있다.

전남 고흥 출신의 송 대표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학교에 진학할 형편이 되지 않자 어머니가 행상으로 마련한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손에 쥐고 서울로 올라왔다. 당시 쌀 한 가마니가 4,000원이었으니 송 대표 모친으로서는 거금을 아들 손에 쥐어 주며 서울로 보낸 것이다. 고향 친구가 일하고 있는 양변기 부품업체에 취직한 게 사회 생활의 시작이자 양변기 부품 생산이라는 평생의 업(業)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무조건 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밤낮없이 일을 했는데 취직한 지 5년 만에 그 회사가 망하더군요. 국내에서 독점으로 변기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었는데 사장이 경영을 똑바로 못하니 회사 운명이 하루 아침에 뒤바뀌더군요. 경영인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기업가 정신이 회사의 생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목격했던 거죠."

지난 1973년 자본금 5만원으로 서울 답십리에 남영공업사(지금의 와토스코리아)를 세운 송 대표는 물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려 보내주는 사이폰(곡관)과 수도꼭지, 절수식 사이폰, 자폐식 샤워 헤드 등 다양한 양변기·세면기 부품들을 만들었다. 2009년 수도법 개정 전에 공공시설 화장실 양변기의 물 사용량이 9리터를 넘는 게 업계의 관행이었을 때도 와토스코리아는 6리터의 물만 사용하도록 절수 부품을 내놓았고 최근에는 4.8리터 초절수형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현재 국내 양변기 부품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쉽게 분리돼 설치가 쉽고 내부 청소까지 편리한 일체형 아이(I)-트랩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지난해 195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200억원으로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38억원에서 50억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 대표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로 국내 시장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4월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조합 초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송 대표는 조합사가 힘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1,000개에 달하는 영세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저가 중국산의 공세를 막아내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욕실자재시장에는 품질 인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들이 버젓이 설치되면서 소비자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욕실자재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국내 욕실 시장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품질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

그는 욕실 산업에도 조만간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근거로 부산의 신발제조 클러스터의 부활을 꼽았다. "10년 전만 해도 부산의 내로라 하는 신발 공장들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옮겨가면서 신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일어났어요. 하지만 중국의 인건비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중국산 제품은 경쟁력을 잃었고 상당수 신발제조업체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 신발 산업의 르네상스라고 할 정도로 부흥기를 맞고 있지요.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장기 비전을 갖고 산업을 지키고 육성해야 우리 기술력과 우리 브랜드가 빛을 보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인천=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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