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 "매머드 복제기술 내 것"

경제·사회 입력 2015-07-15 20:33:23 송대웅·서민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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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물복제기술 분야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황우석(사진) 박사와 박세필 제주대 교수가 매머드(맘모스) 복제에 필요한 핵심기술의 소유권을 두고 법적 다툼에 들어갔다. 시베리아의 얼음 속에 파묻혀 있던 매머드 조직에서 세포를 되살려 분화시킴으로 매머드 복제에 가장 중요한 기술의 확보에 성공했는데 이 기술의 소유권이 서로 자기들 것이라는 얘기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황 박사는 함께 매머드 복제 관련 연구를 진행한 박 교수, 정형민 건국대 줄기세포교실 교수, 김은영 미래셀바이오 대표 등 3명을 횡령과 공갈미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황 박사는 지난 2012년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수도 야쿠트와 야나강 일대의 얼음과 땅 속에 파묻힌 매머드 조직을 채취해 멸종된 매머드를 복제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매머드는 258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에 이르는 신생대 홍적세에 살던 코끼리과의 포유동물로 길이가 50㎝에 이르는 수북한 털과 5m에 달하는 엄니를 가졌다. 하지만 마지막 빙하기 때 수많은 고대 동물과 함께 멸종됐다.

황 박사가 추진하는 매머드 복제 방식은 그동안 태어난 복제동물과 같다. 우선 코끼리 난자에서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세포핵을 제거한 뒤 복원시킨 매머드 공여 세포와 세포핵이 제거된 코끼리 난자를 융합하고 이렇게 만든 복제 배아를 인도산 코끼리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냉동 매머드 조직에서 살아 있는 세포를 분화시키는 것이다. 마치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처럼 화석 속 곤충을 이용해 살아 있는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고 이를 복제에 사용하는 셈이다.

황 박사는 러시아 연구팀과 함께 복제의 핵심인 세포배양 작업을 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하자 올해부터 박 교수팀(정 교수, 김 대표)에 연구를 맡겼다. 이후 박 교수팀은 매머드 조직에서 세포를 되살리고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온갖 실험에도 꿈쩍도 안 하던 매머드 조직에서 세포를 되살려내고 분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연구 성과는 최소한 매머드 복제에 가장 큰 난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과학계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두 교수팀은 연구 결과물의 소유권을 놓고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황 박사가 조직을 넘겨줄 때 연구 성과물에 대한 아무런 계약 조건이 없었던데다 연구팀의 독보적인 세포배양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세포 재생이 가능했던 만큼 당연히 양측의 공동 연구 성과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황 박사는 시베리아에서 들여온 냉동 매머드 조직의 소유권이 분명하고 자신이 세포배양 연구를 해보라고 준 것인 만큼 당연히 연구 성과는 자신에게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박 교수가 소유권을 내놓지 않자 황 박사는 그를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이르렀다. 검찰은 최근 황 박사를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했으며 조만간 박 교수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생명과학계는 두 복제 전문가의 소송에 '과학계 희대의 사건'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논문으로 발표해 과학적 평가를 먼저 받을 일이지 서로 소유권을 주장할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송대웅·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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