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통위 금리 결정 회의 연 12회서 8회로 축소 추진"

경제·사회 입력 2015-05-03 22:34:59 수정 2015-05-04 10:03:07 이태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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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창립 65년 만에 매달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연 8회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기준금리 결정 본회의 횟수를 연 12회(매월)에서 8회(6주에 1번)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은은 내부 회의를 거치고 여론을 수렴해 결론을 낼 예정이다.

이는 거시경제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도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회의하는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끼어 있으면 때에 따라서는 3주 만에 금리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금통위 이후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에도 다른 이야기를 하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리스크도 있다.

한은이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도 정책 주요 목표로 삼고 있는 가운데 성장률 지표가 분기마다 한 번씩 나오는 것도 한은이 금통위 본회의 횟수를 줄이려는 이유다. 물가만 챙길 때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매월 공개되니 매월 금통위를 여는 게 맞지만 성장률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분기에 2번(6주에 1번) 금리 결정을 하는 게 더 알맞다는 것이다.

이외에 현재 금리 결정 금통위가 열리는 매월 둘째주 목요일이 공교롭게도 선물옵션 만기일과 겹쳐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점과 금통위를 열려면 직원들은 그 일에만 매달려야 해 다른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다.

현재 미국도 매월이 아닌 6~8주에 한 번씩 금리를 결정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해까지는 매월 금리 결정회의를 열었지만 올해부터는 6주에 한 번씩 여는 것으로 조정했다. 영국과 일본은 우리와 같이 거의 매월 금리를 결정한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가뜩이나 금통위원들의 존재감이 없다는 여론이 파다한 마당에 회의까지 줄여 막대한 연봉을 받고 회의도 줄인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솔직히 외부 시각으로 보면 한은이 외풍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는 것으로 비쳐져 금통위원들의 역할에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말이 많다"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자고 일어나면 기류가 바뀌는 상황에서 금리 결정 회의를 줄이는 것은 오히려 퇴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금통위 횟수가 조정되면 당장 채권 등 금융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되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현재 채권 시장은 금통위에 의존해 오르내리는데 금통위 주기가 매월 1회에서 6주에 1번으로 바뀌면 채권 운용전략도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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