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은퇴생활, 연금은 정말 노후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슈&피플 입력 2021-05-02 10:00:00 정의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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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실장]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나라로 2017년 고령인구 14.2%를 기록하며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특히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가 사회에 미치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활동의 위축이다. 가장 활발히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면 자연히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기업의 생산을 위축시킨다. 그 다음은 급격하게 증가한 고령 인구의 부양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복지 정책 확대를 위해 재정지출을 대폭 늘릴수 밖에 없는데 결국 조세 부담은 가중되고 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현재로써는 '연금제도'가 이 문제 해결에 대응하고 있는 유일한 해결 방안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금제도가 정말 우리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의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공식적인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에 불과하다. 한편 실제 퇴직 연령은 평균 71.1세 로 17년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직장에서 퇴직한 후에도 많은 이들이 노동시장을 떠돌며 저임금 일자리에 재취업하여 노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본격적으로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될 2030세대는 노후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 문제는 기대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퇴직 이후 오랜 시간 노후를 보내게 될 이들에게 연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연금체계는 갈수록 더 부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통해서 국민연금의 연금체계가 위기에 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표에 따르면 인구 감소와 성장률 하락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국민연금은 2041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56년에는 적립금이 전부 고갈될 것 이라고 예상된다.

설사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 하더라도 적자전환 시기는 2043년, 적립금의 고갈은 2057년으로 불과 1~2년 연장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인 65세 이상 고령자의 31.1%는 국민연금을 통해서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 기타 공적연금, 사적연금은 13%, 8.1%에 불과하다(2019년 기준).

연도별 주관적 노후 필요생활비 수준 [사진=투자 시프트]

국민연금공단에서 2020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고령자가 노후에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월 최소 생활비는 2019년 기준으로 개인 117만 원, 부부 195만 원이다. 나아가 어느 정도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적정노후생활비는 개인 165만 원, 부부 268만 원이었다.

이는 2017년과 비교했을 때 개인 5.0~6.0%, 부부 8.0~8.6% 증가한 수치로 연금의 필요성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인 수급자의 월평균 연 금액이 92만 원임을 고려한다면,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는 것만이 답
한국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국가의 부족한 노후준비 시스템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은퇴 후의 삶을 위해서는 국가가 아닌 '나 스스로'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열심히 사는 것을 넘어 전략적으로 살아야 한다. 스스로 노후를 '살아 내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열심히 일해 돈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로소득의 증가 속도가 자산가치의 증가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을 늘려나가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따라 하기 식의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산업 환경은 어떻게 구조적으로 변화할지를 충분히 공부하고 이해한 뒤에 나의 성향에 맞는 방법으로 투자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스스로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광석 경제실장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실장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 본부장

유튜브 '경제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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