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는 도시

경제 입력 2023-03-29 19:30:00 정훈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기후변화가 심각해 짐에 따라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대응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심각해지는 해수면상승에 대응하는 도시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폭염이나 홍수 등 도시를 위협하는 재난들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재난들도 대비만 잘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올해 최악의 재난이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인데요. 5만명 이상의 사망자와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지진의 사망자 대부분은 건축물이 붕괴되면서 그 밑에 깔려서 피해를 당하는 경우인데요.

 

이번 대지진에서도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은 도시가 있었지요.

 

바로 튀르키예의 에르진이라는 도시인데요. 이 도시는 이번 지진피해를 입은 10개 주에 포함된 도시로 주민이 42000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 도시에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없었고 건물도 무너지지 않아 잔해도 없었다고 해요.

 

이처럼 이 도시의 피해가 전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엘마소을루 시장의 결단력 때문이었는데요. 그는 일체의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해요. 튀르키예는 BBC보도에 의하면 정부관리와 건축업자의 결탁으로 부실건물이 많이 지어지는데 이곳에서만 일체의 부실건물이나 불법건축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는 이런 정책을 시행하면서 수많은 외압과 비판을 받았음에도 건축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튀르키예에서는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정치에 개입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앵커]

대비만 잘 되면 강력한 재난이 와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네요. 그렇다면 해수면 상승에도 성공적으로 대응한 사례가 있을까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최근 강력해지는 태풍이나 폭풍, 그리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안도시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해안도시들도 방비만 잘 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지진해일로 인해 일본 동북부지역이 초토화되었었는데요.

 

이 때도 한 마을은 촌장의 고집으로 단 한명의 인명피해나 재산피해가 없었지요.

 

이와테(巖手) 현 북부에 있는 후다이(普代) 마을은 다른 해안마을과 달리 해안과 하천에 15.5m의 방조제와 수문을 만들었습니다. 건설비용이 모두 36억 엔이나 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쓸데없는 돈을 낭비한다고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당시 이 마을의 촌장인 와무라 고토쿠은 15.5m 높이의 제방을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그는 1860, 70년대에 15m 쓰나미가 마을을 덮쳤던 기록과 1896년과 1933년에 두 차례 쓰나미로 439명이 숨진 적이 있었기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쌓았던 것이지요.

 

[앵커]

갈수록 강력해지는 재난을 고려하면, 평소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를 해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해수면 상승의 경우 해안가 저지대 지역들이 아예 물에 잠기게 되는 게 문제지 않습니까, 어떤 대비를 할 수 있을까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IPCC 6차 기후변화보고서에서 빙하가 녹고 심해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높이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더 많고 강한 폭풍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2000년보다 2100년에 해수면 상승은 매우 낮은 온난화 시나리오에서 0.28-0.55m, 매우 높은 시나리오에서 0.63-1.01m를 예상했지요.

 

그러나 UN은 지금과 같은 탄소배출 속도가 계속된다면, 2100년에 2m, 2300년 3~15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렇게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면 해안에 위치한 해안도시들은 당장 해수면 상승 피해만 아니라 강해지는 폭풍이나 쓰나미피해도 커질 것이라는 거지요.

 

그래서 이에 대비하는 유럽항구도시들의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독일 함부르크의 하펜시티 프로젝트는 제방을 쌓는 대신에 원래의 해발 5.5m 토지 높이를 2m 더 올렸습니다다.

 

겨울철 폭풍 해일을 대비하고, 홍수 시 이곳으로 유입되는 빗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인데요. 이 사업은 1584제곱키로미터의 항구 부지에 7,500채의 주택, 여러개의 대학과 함께 4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인데요.

 

모든 건물은 인공 암반 위에 세워지며, 도로와 다리도 해발 7.5~8.5m 이상인 홍수 방지 높이에 위치해, 폭풍 시에도 교통과 일상생활이 중단되지 않도록 설계했지요.

 

덴마크 코펜하겐은 2000제곱키로미터의 부지에 최대 8만 명이 들어갈 주택과 사무실을 만드는 재개발인 노르드하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서도 건물 기초를 높이고, 빗물 통로 역할을 하는 녹지 공간을 설치하고요. 장벽에는 철재보다 암석을 많이 사용해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이기고 했습니다. 또 이곳에 들어서는 건물은 탄소배출량을 인증받아야 한다고 해요.

 

[앵커]

센터장님 혹시 우리가 해수면 상승을 중단시킬 수 없다면, 언제가는 제방과 방벽의 높이를 높여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제방을 높이 쌓아 올렸다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네덜란드는 약간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데요.

 

페이노르트 시티 개발에는 26만㎡의 주택, 6만4,000㎡ 상업 공간, 8만3,000㎡ 프로 축구 클럽 경기장이 들어서는 복합 용도 재개발로 물 위에 뜨는 플로팅 프로젝트입니다.

 

해수면 높이에 따라 도시높이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또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 광장을 만들어, 보통 때는 농구장 같은 일반인 스포츠 공간으로 활용하지만, 홍수와 폭우 때는 빗물을 모아 배출하는 임시 저수지로 활용합니다. 우리나라 바다 수위가 세기말에는 최고한 1m 이상이 더 높아지게 되는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속히 나와야 할 것으로 봅니다.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훈규 기자 산업2부

cargo29@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