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EU, ‘숲 파괴’ 제품 거부…열대우림국 아우성

경제 입력 2023-03-15 19:34:1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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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가 산림보호인데요. 산림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 산림벌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에 유럽연합등은 산림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산림보호가 필수인데요. 이를 위한 국제 협약인 산림협약이 있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산림협약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열대우림지역입니다.

열대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산소를 배출해주며 기후변화를 저지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 열대우림이 급속히 사라지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 등은 강력한 우려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네이처가 작년 10월에 발표한 산림선언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는 지구의 숲을 보호하겠다는 세계적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산림벌채 비율은 2018~2020년의 기준 평균과 비교해 볼 때 2021년에는 6.3 %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러나 이 정도의 벌채감소 비율은 산림벌채를 끝내기 위한 연간 1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산림벌채를 줄이려는 노력에 가장 협조하지 않는 지역이 열대우림 지역이었다는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산림 손실이 일어난 브라질은 기준 연도와 비교해 2021년 산림 벌채 비율이 3% 증가했고요.

 

남미의 볼리비아와 아프리카 콩고 민주 공화국의 산림벌채도 심한 곳에서는 각각 6%와 3% 증가했다고 해요. 기후변화 저지 측면에서 보면 정말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럽연합은 산림파괴(Deforestation)와 관련된 농산물과 가공품의 수입과 유통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해요.

 

[앵커]

기후변화 저지를 위해서는 산림보호가 필요한데 특히 열대우림 지역의 산림파괴가 심각하다 보니 이를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이 칼을 빼든 것이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유럽연합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산림파괴와 관련된 농산물과 가공품의 수입과 유통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규제 대상 품목은 산림을 파괴하고 만들어진 농장에서 생산된 콩, 소고기, 팜유, 코코아등 커피 등과 같은 농작물만 아니라 목재나 고무같은 원자재, 가죽, 초콜릿, 가구 같은 2차 가공품들로, 수입금지에 해당됩니다.

 

유럽의 수입·유통 업체들은 이 규정에 따라 자사 제품이 2020년 12월 말 이후 산림파괴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유럽연합에서 물건을 팔 수 있게 되고요.

 

만일 위반할 경우 유럽연합 내 총매출액의 4%에 해당하는 달하는 벌금이 부과됩니다. 그리고 이 규정이 매우 엄격한 것은 비록 원산국에서 합법적인 벌목에 의한 개간으로 인정하더라도 유럽연합에는 수출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합법이나 불법 여부를 막론하고 산림파괴와 관련되지 않아야만 수입이 허용된다는 것이지요.

 

[앵커]

이렇게 강력한 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는 것은 그만큼 열대우림 파괴가 심각하다는 증거 아닐까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유엔은 1990년 이후 4억 2,000만 헥타르(10억 에이커)의 숲이 파괴되었는데 가장 큰 원인이 농업이라고 밝혔습니다. 축산 사료용 콩을 재배하건, 커피농장을 위해 산림을 파괴하고 농장을 조성하는 것이지요.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열대우림 산림파괴 사례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콩고, 볼리비아로 지난 2002년부터 20년간 브라질에서는 262만 헥타르의 아마존 숲이, 인접한 볼리비아에서는 30만 헥타르의 아마존 숲이 파괴되었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열대우림 지대를 가진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는 광업과 소규모 농업용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 농장 개간을 위해 산림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지요.

 

[앵커]

유럽연합의 이런 규제에 대해 열대우림 국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요.

 

[반기성 센터장]

지난 4년간 열대우림 파괴가 가장 심각했던 곳이 아마존 열대우림이었는데요.

브라질의 전 대통령인 보우소나루가 경제개발을 위해 열대우림에 산불을 지르는 것을 묵인하면서 사상 최악의 산림파괴가 있었지요.

 

지금 대통령에 당선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선진국들이 막대한 기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요.

 

콩고열대우림도 현재 심각한 산림파괴에 직면해 있는데요. 작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콩고열대우림 개발을 국제사회에 경매로 내놓았지요. 이들은 선진국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6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열대우림에 있는 석유매장지를 개발할 경우 연 42조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기에 산림보호 약속을 파기한 것이지요.

 

유럽연합이 산림을 훼손하고 생산된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세계에서 주요 팜유 수출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유럽연합에 대한 팜유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기도 했는데요.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전세계 팜유 수출의 8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제재를 가한다면 아예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지요. 팜유의 상당량을 수입하는 유럽연합에게 경고한 셈이지요.

 

기후변화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산림을 보호해야 하며 이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려는 유럽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문제는 열대우림 지역의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국가들이라는 점이거든요. 해결하기가 쉬워 보이지 않는데 지헤로운 해결책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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