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작가 재아 개인전 '지구의 우리'…"우리가 잃어가는 제주도와 닮아"

전국 입력 2022-09-02 09:02:52 이재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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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고래와 재아의 북극곰, 다른듯 같은 '우리의 일부'

산방서림 2층 전시장에서 만난 재아 작가. [사진=이제정 기자]

[제주=이재정 기자] 제주도 안덕면 산방서림 2층 전시장에서 열리는 재아 개인전 '지구의 우리'가 지역에서 화제다. 


전시는 최근 20년 사이 북극곰의 주 서식지이자 사냥터인 북극의 빙하 면적 50%가 감소했다는 뉴스와 청정의 섬 제주가 환경 파괴로 앓고 있다는 소식과 궤를 같이 한다. 이번 전시회는 10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이 순간에도 북극의 빙하는 녹아 내리고 있다. 그가 전시중인 그림 속 점(dot)처럼. 이는 드라마 우영우에 등장한 범고래 꼬리에 상처가 많은 이유와도 연결된다.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캐릭터를 은유하기에 딱 좋은 대상이 범고래였으니 모두 다른듯 같다. 이대로 빙하가 사라진다면 굶주려 죽거나,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와 인간과 갈등을 초래하는 일이 빈번해 질 것이다. 기후 변화와 북극곰의 멸종위기가 현재 진행형이고 우리의 위기인 이유이기도 하다. 


고래 사진 전문가 장남원도 나중에 우영우가 보고 숨을 멈출 거라는 사실을 예측하고 고래를 찍었을까.  


재아의 작품들은 인간으로 시작된 환경파괴로 사라지는 종들과 그 악순환 속에 있는 우리의 모습들을 적극적으로 묘사해 놓았다. 지난 8년간 체류하면서 프랑스 그르노블 고등 미술 대학원 과정을 마쳤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요정 같은 일본인 친구를 만났다. 귀국해서는 문래아트페어 MOAF, 2022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월정아트센터 등을 통해 다져진 호흡과 맷집을 선보인다. 


덕분에 작품 속 북극곰은 일러스트 속으로 들어가 설명적이면서도 미학적으로는 휴머니즘을 녹여내는데 성공했다. 관객들 역시 자연의 순환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을, 또 인간의 이기심으로 극에 달한 현재 자연의 의지를 조형으로 공감한다. 
 

채수호 시인은 "제주는 한라산과 곶자왈 성산일출봉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녔다. 하지만 성산에 예정중인 제주 제2공항과 같은 환경이 파괴될 요소들을 품고 있다'며 "2013년부터 작품을 통해 환경파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온 재아 작가를 초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존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순환적인 존재는 라인과 원으로 표현되었고, 누가 누구를 귀속시키는 게 아니라 상호간에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12점의 작품을 통해 인식한다. 사실 당면한 기후위기 아래 지구나 인류의 형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급박하게 다가오는 위기 앞에 선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지구의 눈'으로 바라보는 자연에 대한 적극성이 아닐까. /migame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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