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밥상 덮친 기후변화…식량가격 폭등

경제 입력 2022-07-25 19:54:4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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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식량 가격이 계속 급등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밀 가격이 올 들어 40% 넘게 급등했고, 옥수수는 31%, 콩은 27%가 상승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이구요.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결정타를 날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기후변화와 식량가격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저개발국이나 가난한 나라중심으로 식량위기가 극심하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곡물 부족 사태는 2011년 ‘아랍의 봄’과 2007~2008년 식량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밝혔는데요.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기아 인구가 지난해 2억7,600만 명에서 올해 3억2,300만 명으로 늘 것이다. 문제는 단시간에 기아문제가 해결되기가 어려운 것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식량 공급 쇼크 때문이다. 따라서 기아문제는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2022년 초 전 세계에서 2억76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했었는데, 전쟁까지 지속된다면 4700만 명이 더 굶주리게 되면서 기아인구는 3억2,0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특히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이 기아에 내몰리고 있는데, 이 지역의 빈곤국은 단 1~2%의 곡물 및 식품 가격 상승률에 삶과 죽음을 오갈 정도로 심각하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전 세계적인 식량가격 급상승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구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최근에 언론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영향으로 식량가격이 폭등하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사실은 세계적인 식량생산국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나 대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수출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현재 동태평양 해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넘게 낮은 이상 현상인 라니냐가 진행 중인데요. 라니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적도 무역풍이 강해져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으로 옮겨가며 발생하는데요.

 

이로 인한 대류 변화로 동태평양 쪽에 있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농경지엔 가뭄이 찾아오고 서태평양 인근에 있는 인도 등은 폭염 피해를 입게 됩니다. 라니냐로 인해 현재 전 세계 3대 곡창지대중의 두 지역인 북미와 남미아르헨티나지역이 대가뭄으로 밀등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미국 남서부에서는 가뭄이 20년 이상 이어지는 12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 대비 4.3% 줄어들 것이라고 미 농무부(USDA)가 전망했구요.

 

미국의 밀 생산량도 급감하고 있구요. 남미지역의 아르헨티나는 밀 수확량이 10%이상 줄어들었구요. 이웃 나라인 브라질도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콩 수출국인 브라질에선 6월 3주까지 콩 생산량은 45억5000만부셸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지요.

 

이 지역 외에도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 5월 밀 수출 금지를 선언했습니다. 인도의 경우에도 12년만의 폭염으로 인해 올해 밀 수확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도정부가 수출을 금지한 것이지요.

 

유럽연합(EU)의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요. 프랑스는 매년 밀 3500만톤을 수확해 이 중 절반을 수출해 왔는데 수출량이 급속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변화로 곡물생산이 줄어들면서 각국은 농산물 수출 금지령을 내리고 있는데요.

 

블룸버그는 “최소 20개국이 식량 수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 식량보호주의가 식량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지요.

 

[앵커]

가뭄이나 폭염등의 기후변화로 식량을 수출하는 많은 나라들이 수출금지나 수출물량을 줄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전쟁이 식량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지 않았나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전 세계 곡물수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나라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입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7월말부터 밀을 시작으로 8월 해바라기씨 등 주요 작물의 수확기를 맞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제대로 수확하기 힘든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영국의 가디언지는 우크라이나 주요 농산물인 밀과 옥수수의 올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35%, 5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수출이 각각 세계 5위(8%), 3위(13%)인 곡물 대국이며, 해바라기씨유 수출량은 세계 47%를 차지하는 1위 국가이지요.

 

그런데 전쟁으로 수확도 줄어들었지만 러시아군이 흑해 항구를 장악하면서 수확한 곡물의 수출도 막힌 것도 식량가격 급등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90% 이상이 흑해 항구를 통해 수출되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도 식량가격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 자역은 전투로 농장은 폐허가 됐으며 농기계와 관개시설은 파괴되었기 때문에 복구하는데 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해 발표한 2020년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19.3%로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세계의 곡물 가격이 오를수록 농식품 시장, 나아가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농작물 대외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의 강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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